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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나라가 되기 위한 4가지 조건… 그 후의 과제

입력 : 2023-12-30 00:23:39 수정 : 2023-12-30 00: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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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세계사/ 월리엄 번스타인/ 장영재 옮김/ 포레스트북스/ 3만5000원

제국주의로 대표되는 영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경제적 번영은 마르크스주의자를 비롯한 일부에겐 식민지 착취와 노예제, 도둑과 약탈의 결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수 세기 자국민의 인구에 비해 유럽에서 가장 큰 식민지 인구를 보유했던 포르투갈이 지금은 유럽의 가난한 국가가 됐고, 스위스와 노르웨이는 식민지가 없었음에도 현재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에 속한다.

저자는 왜 어떤 나라는 부유하고 어떤 나라는 가난한지, ‘다른 관점’에서 설명한다. 부유한 국가가 되기 위해 그가 제시하는 조건은 명쾌하게 정리되는데, ‘재산권’, ‘과학적 합리주의’, ‘자본시장’, ‘빠르고 효율적인 통신과 운송 수단의 발달’, 딱 네 가지다.

월리엄 번스타인/ 장영재 옮김/ 포레스트북스/ 3만5000원

저자는 스코틀랜드 경제학자인 앵거스 매디슨의 연구를 토대로 인류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그리스도 탄생 이후 1000년까지 거의 변화가 없었고, 이후 1980년까지 미미하게 늘어나다가 이후 기적처럼 폭증했다고 설명한다.

18세기 일어난 산업혁명의 결과라는 뻔해 보이는 답변이 틀린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충분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산업혁명은 왜 영국에서 일어났으며, 어느 나라는 부유하고 다른 나라는 그렇지 못했을까.

저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급속한 경제적 성장을 이룬 네덜란드와 영국, 그 뒤를 이은 프랑스, 스페인, 일본과 뒤처진 이슬람 세계와 라틴아메리카의 사례를 통해 ‘부자 나라가 되는 법’을 설명한다.

네덜란드가 1500년 이후 유럽에서 가장 먼저 부국이 된 비법은 바다보다 낮은 땅에 있었다. 이전 봉건사회에서 재산은 땅에 묶여 있었고 이 땅은 일부 계급이 독점적으로 소유했다. 하지만 네덜란드 땅은 시민이 일군 간척지였고, 구세력과의 전쟁은 불가피했지만, 이는 봉건사회를 타파하고 사유재산 즉 만인의 ‘재산권’이 뿌리를 내리는 계기가 됐다. 간척지에서 물을 빼기 위해 풍차를 만들고 토지를 비옥하게 하려면 상당한 투자가 필요했는데 이는 ‘자본시장’의 형성을 가져온다. 종교개혁에 힘입은 ‘과학적 합리주의’의 대두, 수로와 바다로 연결된 운송 수단의 발달도 네덜란드 번영의 요인이었다.

일본은 메이지유신으로 봉건제가 몰락하며 과학을 받아들이고, 재산권이 형성되며 급속도로 성장했지만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하며 한때 부를 잃는다. 일본이 다시 살아난 건 냉전의 덕이었다. 미군의 주둔으로 외부 침략을 막고, 막대한 국방비를 줄일 수 있었던 일본은 다시 부의 시대를 연다.

저자는 말머리에서 지금의 한국 역시 부자 나라가 되기 위한 네 가지 요소를 갖췄다고 격찬한다. 하지만 이런 고속 경제 성장은 필연적으로 소득과 부의 불평등을 초래한다. 이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책 말미 저자는 오늘날의 경제 선진국들이 안은 난제를 우려하지만, 그럼에도 미래에 대한 낙관을 잃지는 않는다.


엄형준 선임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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