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사업주 안전관리 교육, 관리·감독 체계 강화해야"
새해 첫날 강원 평창군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에서 발생한 연쇄 폭발 사고로 5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LP 가스 누출로 인한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LPG 판매소·저장소 등 유류 및 가스 관련 시설물의 대다수가 도심이나 주택가에 밀집돼 있어 화재 등 사고가 발생할 경우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보다 철저한 안전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한국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2021∼2023년 가스 사고 총 240건 중 절반에 가까운 112건이 LPG로 인한 사고였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35건, 2022년 34건, 2023년 43건이 발생했다.
이들 사고로 5명이 숨지고, 110명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도시가스는 LPG와 액화천연가스(LNG)로 나뉜다. LPG는 공기보다 무거워 누출됐을 경우 안전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지만, LNG는 공기보다 가벼워 누출돼도 금세 확산하는 특성이 있어 비교적 안전성이 높다.
이런 특성 탓에 최근 발생한 가스 관련 사고 대부분이 LP 가스 사고였으며, 주된 원인은 사용자 또는 공급자의 취급 부주의였다.
발생 장소는 가정이 42건으로 가장 많았고, 식당과 차량이 각 15건 등 순으로 나타났다.
LPG 충전소에서는 2018년 1건, 2019년 1건, 2020년 1건, 2021년 3건, 2022년 2건, 2023년 1건 등 5년간 총 9건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도심이나 주택가에서 발생한 경우 크고 작은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24일 대전 대덕구 오정동 지상 1층 식당 건물에서 LP 가스통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가 나 1명이 온몸에 3도 화상을 입고, 인근에 있던 11명이 다쳤다.
2022년 11월 대구 서구 LPG 충전소에서 폭발 화재 사고가 발생해 8명의 사상자를 냈다.
같은 해 4월 경기 고양시 덕양구 LPG 충전소에서는 저장탱크를 개방해 작업하던 중 탱크에 남아 있던 LPG가 누출되면서 전동공구 등 점화원에 의해 폭발 화재 사고로 이어져 2명이 다쳤다.
2021년에도 광주 광산구 수완동 LPG 충전소에서 탱크로리 운전자가 충전 작업을 하다가 차량에서 잠든 사이 충전소 기계실 주변에서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LP 가스 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관리 교육과 관리·감독 체계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안전 제일주의라고 하지만 사실은 안전은 뒷전으로 밀리는 경우가 많은듯하다. 영업 제일주의가 아닌가 싶다"라고 문제점을 짚었다.
공 교수는 "현재 위험물 안전관리자의 자격 취득 조건이 소방 안전관리자에 비해 까다롭지 않아 자격 취득 조건을 강화하고, 사업주들을 대상으로도 안전관리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류상일 동의대학교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는 "이전에 비해 기술적·제도적으로 많이 보완됐으나 운영상 허술함 탓에 제대로 된 사고 예방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류 교수는 "법과 제도는 잘 갖춰져 있는데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형식적으로 점검한다든가, 사업주가 안전관리를 민간 업체에 맡긴 채 손 놓고 있는 사례는 없는지 제대로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평창 LPG 충전소 폭발 사고와 유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전국의 모든 LPG 충전소에 대한 안전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이번 사고 조사 결과를 토대로 안전관리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기준을 신속히 보완하고, 관계 기관과 LPG 충전소 종사자, 벌크로리 운전자 등에 사고사례를 즉각 전파해 유사 사고 예방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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