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후에도 사고 위험 안고 근무
“‘대행사등록제’ 등 대책 마련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가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 노동자 안전을 위한 종합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지금 배달 플랫폼 환경에선 악천후에도 사실상 장거리 배차를 거절할 수 없고, 교육을 제대로 이수하지 않아도 누구나 배달할 수 있어 배달 노동자를 위험으로 내몰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라이더유니온지부는 배달업 종사자에게 안전교육 이수·유상보험 가입·이륜차 면허 소지 등 일정한 자격을 요구하는 ‘라이더자격제’와 배달대행업체에 산업안전보건법 등 관련 법령 준수 의무를 부여하는 ‘대행사등록제’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이들에 따르면 배달업에 입직할 때는 산업안전보건교육 이수 의무가 있지만 온라인으로 갈음할 수 있고, 현실적으로 이수 여부도 관리되지 않아 사실상 아무나 라이더가 될 수 있다. 또 지역별 배달대행업체 가운데 산재 보험료를 불법 징수하는 등 최소한의 법조차 지키지 않는 업체들이 많다.
정의당 이은주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배달업종 산재보험 승인 사건 절반 이상(63.5%)이 입직 6개월 이하인 경우였다. 이러한 경우가 2021년에는 84.6%에 달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지부장은 ‘라이더자격제’가 모두에게 이롭다고 강조했다. 구 지부장은 “일부 교통법규를 준수하지 않는 라이더를 향한 부정적 시선이 있는데 그래서 자격제가 필요한 것”이라며 “누구나 라이더가 될 수 있는 현행 체계에선 자격 없는 라이더 본인뿐만 아니라 시민의 안전도 위험하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0월 정의당 심상정 의원실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라이더자격제와 대행사등록제에 유보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토부는 해당 답변서에서 “안전교육 콘텐츠 제작 및 전문교육기관 지정, 교육 이수 인센티브 마련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 이는 플랫폼 노동자인 배달업 종사자에 대한 자격제 도입은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또한 대행사등록제와 관련해서는 “등록제가 도입될 경우 사업자에게 시장장벽으로 작용해 관련 산업 발전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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