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예보에 시민들 미리 준비
낮기온 올라 도로 사정도 원활
이용객들 몰린 지하철은 ‘혼잡’
10일 충청·전북권 많은눈 예고
저기압이 한반도를 통과하며 전국적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 오전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한 수도권 등 중부 지방에서는 시민들이 출퇴근길 종종걸음을 재촉했다. 예상만큼 많은 눈이 내리지는 않았으나 도로 혼잡을 우려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이 늘어나며 퇴근길 ‘지옥철’에 불평하는 시민도 많았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서울과 경기 동부에, 오후 6시 경기 중·남부에 대설주의보가 모두 해제됐다. 이날 오후 6시까지 서울(강남) 3.1㎝, 경기 성남 3.2㎝, 강원 평창 4.0㎝의 눈이 내렸다. 경기·강원 남부와 충북, 경북과 충남 일부 지역에는 대설주의보가 발효됐으며 충남 동부와 경북에는 대설예비특보가 발표된 상태다.
눈 예보에 시민들은 출근을 서두르거나 덜 막힐 교통편을 선택했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강남구 역삼동으로 출근하는 황인준(31)씨는 “원래 지하철 2호선을 타는데 2호선은 눈이나 비가 오면 연착이 잦아 조금 더 걸어도 9호선을 타고 출근했다”고 말했다. 평소 자차를 이용해 이동하는 김경윤(33)씨는 “저녁까지 눈이 온다고 해 돌아오는 길이 힘들까 봐 중구에 있던 볼일을 취소했다”며 “온라인으로 할 일을 대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눈길 교통사고도 났다. 경기 이천시 제2중부고속도로에서 눈길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 추돌사고가 발생해 전방에서 화물차와 승용차 등 14대가, 200여m 후방에선 7대가 연달아 충돌하면서 운전자 등 3명이 중상을, 12명이 경상을 입었다.
낮에는 다소 기온이 오르며 길에 눈이 쌓이지 않아 우려할 정도의 교통대란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퇴근길 대중교통으로 많은 시민이 몰리며 눈 때문에 불편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에서 양천향교역까지 간다는 직장인 김모(28)씨는 “늘 비슷한 시간에 퇴근하는데 평소보다 빨리 귀갓길에 오른 사람이 많은지 열차 한 칸에 200명은 탄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번 눈을 유발한 저기압은 충남 이남 부근을 통과하며 저기압에 동반된 눈구름대도 점차 남동쪽으로 이동했다.
10일 새벽부터는 강원 남부 내륙·산지, 충청권, 전북 동부, 경북 등에 많은 눈이 예상된다. 새벽 시간에 시간당 1∼3㎝의 강한 눈이 내리겠으나 충청권과 전라권 등은 오전 중, 경상권과 제주는 오후면 모두 그칠 전망이다. 예상적설량은 충청권 및 전북 동부 3∼8㎝(많은 곳 10㎝ 이상), 경북 북부 및 산지 5∼10㎝, 제주 산지 3∼8㎝ 등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