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사전 서면 질의 첫 제출
강제북송문제 직접 거론은 안해
스위스 제네바에서 오는 23일(현지시간) 중국을 상대로 열리는 유엔 인권이사회의 보편적 정례인권검토(UPR)를 앞두고 우리 정부가 지난 10일 사전 서면질의를 제출하고 중국 내 탈북민 문제를 질의했다. 한국이 중국 UPR에 서면질의를 낸 것은 2008년 UPR 제도가 시행된 이후 처음이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1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첫 출근을 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고 서면 질의를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사실을 밝히며 “23일(현지시간) 구두 질의할 때는 마땅한 우리 입장에 따른 발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UPR은 약 4년6개월을 주기로 유엔 회원국들의 인권 상황을 회원국들이 사전 서면질의와 현장질의를 통해 포괄적으로 점검하는 제도다. 2008년부터 시작된 이 제도를 통해 유엔 회원국들이 중국에 대한 인권 심의를 하는 것은 이번이 네번째인데 한국이 사전 서면질의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유엔 인권이사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한국의 사전질의는 △북한을 포함한 해외 출신의 이탈자가 접근할 수 있는 난민신청절차 △인신매매, 강제결혼 및 여타 형태의 착취에 노출된 북한을 포함한 해외출신 여성이탈자 보호와 지원방안 △중국 국내법에 따라 불법 체류자로 분류되는 북한을 포함한 해외 출신 여성 이탈자들이 중국에서 출산한 자녀들에 대한 보호 및 지원방안 등에 대한 질문 세가지로 구성됐다. 다만 사전질의에서 정부는 지난해 10월 보도된 대규모 탈북민 강제북송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다.
보편적 인권 문제를 다루는 국제법 절차에서 강제북송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 것이 윤석열정부에서 강조해온 북한인권 중시, 가치외교 등 기조에 맞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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