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들마치(조지 엘리엇, 이미애 옮김, 민음사, 1만8000원)=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사회적 규범이 개인의 욕망, 나아가 삶에 미치는 영향과, 인간 본성의 명암을 치밀하게 고찰한 대작. 가상의 소도시 미들마치를 배경으로 각 사회계층을 대변하는 다양한 개성의 인물들을 등장시켜 결혼, 종교, 선거권,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 등을 둘러싼 갖가지 담론과 극적인 사건들을 연결해 하나의 거대한 풍속도를 완성했다. 전 2권.
단순한 과거(드리스 슈라이비, 정지용 옮김, 을유문화사, 1만8000원)=모로코가 프랑스로부터 해방되기 2년 전인 1954년 출간된 장편소설. 절대 권력의 사업가이자 종교인인 아버지, 어린 나이에 감금돼 일곱 자녀를 낳고도 노예처럼 복종하며 살아가는 어머니, 아버지의 부당한 탄압에도 침묵하는 형제들, 식민주의자이자 인종차별주의자들인 프랑스 학교 사람들까지 모로코가 겪은 모든 종류의 탄압에 대한 다양한 저항을 보여준다.
히든 포텐셜(애덤 그랜트, 홍지수 옮김, 한국경제신문, 2만2000원)=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조직심리학 교수인 저자는 재능이나 자질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길러지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주도력, 친화력, 자제력, 결의처럼 본인의 의지와 노력에 따라 갈고닦아 키워나갈 수 있는 ‘품성 기량’이 가장 중요하며, 결국 품성 좋은 사람이 성공한다고 강조한다.
머나먼 산들(이즈미 세이이치, 김영수 옮김, 소명출판, 2만2000원)=도쿄대 교수이자 문화 인류학자인 저자가 한반도부터 북만주, 몽골, 중국, 남태평양 서뉴기니, 남미 안데스에 이르는 전 세계 머나먼 지역의 산과 자연을 글로 담았다. 건강이 좋지 않았던 유년 시절, 요양차 방문했던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비롯해 북한 관모봉, 백두산 등 당시 조선 주요 산들의 모습과 산행 과정을 상세히 기록했다.
클림트를 해부하다(유임주, 한겨레출판, 2만원)=‘키스’, ‘다나에’처럼 화려하고 관능적인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작품을 생물학적 코드로 재해석한 책. 의대 교수인 저자는 클림트의 작품에 정자와 난자를 전자현미경으로 확대한 것과 같은 이미지나 이들이 결합한 순간을 보여주는 도상이 담겨 있다고 설명한다.
벌써 마흔이 된 딸에게(한성희, 메이븐, 1만8000원)=‘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를 썼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저자가 어느새 마흔 살이 된 딸에게 보내는 조언과 삶의 지혜를 책으로 엮었다. 딸에게 말하는 형식이지만, 현대 사회의 중년 여성, 나아가 이 시대의 아들들이 귀담아들을 만한 내용이 많다. 그는 “원하는 일을 하면서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가면 성공한 인생”이라며 모든 일을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말라고 당부한다.
뭉우리돌의 들녘(김동우, 수오서재, 2만2000원)=러시아와 네덜란드에 남긴 조선 독립운동의 흔적을 글과 사진으로 소개한 책. 2017년부터 국내와 독립운동 사적지와 독립운동가 후손을 취재해 온 저자가 러시아 연해주 소도시 크라스키노에 있는 안중근 의사의 ‘단지동맹비’, 연해주 우수리스크시에 있는 독립운동가 최재형 가옥, 아무르주의 스보보드니 외곽의 자유시 참변추모비, 네덜란드 헤이그 소재 이준 열사 기념관 등을 답사한 기록을 묶었다.
나는 반항한다, 고로 철학한다(키아라 파스토리니 글, 페르스발 바리에 그림, 김희진 옮김, 1만6000원)=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스토아학파, 계몽주와 실존주의 등 주요 철학자와 이론, 철학 사상의 핵심을 만화 형식으로 쉽게 보여주는 책. 스텔리오와 레나라는 소년과 소녀가 주요 철학자들을 만나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들어낸다. 고대 그리스 철학부터 현대 언어철학까지 선입견과 관습에 반항한 철학자들의 사유 방식이 어떻게 일상생활에 적용되는지 묘사한다.
한국도시의 미래(김시덕, 포레스트북스, 2만5000원)=도시 문헌학자인 저자는 대한민국을 대서울권-동남권-중부권으로 이뤄진 3대 메가시티와 6개 소권역으로 나눠 이들 지역의 미래를 점친다. 그는 3대 메가시티가 미래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100여 년의 개발 역사와 현지답사를 통해 얻은 정보를 토대로 예측한다. 아울러 그 안에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얽혀 있는 도시 간의 갈등과 이해관계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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