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엘리베이터 탄 이후 살해·자수에 단 20분 걸려…프로파일러에 ‘피해자 전화받고 계획했다’고 밝혀“
피해 여성 디스크 수술에 1형 당뇨로 펌프 찬 상태로 결혼 앞두고 보탬 되고 싶다며 카페 아르바이트 해
결혼을 앞둔 여자 친구를 흉기로 190차례 찔러 사망케 한 남성의 살해 동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2일 JTBC ‘사건반장’에 어릴 때부터 몸이 아팠던 딸이 결혼을 앞두고 동거남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한 피해 여성의 어머니의 목소리가 전해졌다.
사건은 지난해 7월 24일 낮 12시 54분쯤 영월군 영월읍 덕포리의 한 아파트에서 벌어졌다. 20대 남성 A씨는 결혼을 전제로 동거하던 여성을 흉기로 190여 차례 찔러 살해했다.
A씨는 범행 직후 자해하고 경찰에 직접 신고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수술 후 수사를 거쳐 법정에 섰다.
당초 범행 동기에 대해 “기억이 안 난다”고 주장했던 A씨는 마지막 선고 날 “층간소음 문제로 스트레스받던 중 여자 친구에게 ‘정신지체냐’ 등 모욕적인 말을 들어 격분해 범행했다”고 말을 바꿨다.
유족 측에 따르면 A씨가 집에 도착해서 엘리베이터를 탄 시간부터 범행 후 스스로 경찰에 신고한 시간까지는 단 20분이 걸렸다. 유족은 처음부터 살해할 결심을 하고 들어갔기에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것을 마쳤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유족은 층간소음을 항의하는 과정에서 다툼이 크게 나서 고소를 당한 건 사실이나 고소한 이웃이 사건 일주일 전 이사를 가면서 갈등이 끝났다는 점을 언급했다.
피해자 어머니는 “맨 처음에 프로파일링하시는 분이 상담했을 때 (가해자가) ‘자기가 회사에서 잠깐 쉬는 시간에 피해자가 전화해서 오라 해서 오늘은 가서 죽여야겠다 이 생각을 하고 출발했다’고 이야기했다더라”고 말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진술을 번복한 게 놀랍다. 살인사건은 동기가 매우 중요하다. 왜 이걸 하게 됐느냐를 파악하는데 처음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으면서 그 이후에는 피해자의 막말을 듣고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얘기하면서 진술이 계속 바뀐다”고 지적했다.
피해자 어머니는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는 주장 외에 딸을 왜 살해한 건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두 사람은 평상시에 사소한 다툼까지 한 적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피해 여성은 1형 당뇨를 앓고 있어 몸에 펌프를 찬 데다가 강직성 척수염, 디스크 수술까지 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결혼을 앞두고 생활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수급비까지 포기하고 카페 아르바이트를 해 온 것으로 전해져 더욱 안타까움을 샀다.
한편 춘천지검 영월지청은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7년을 선고받은 A씨(28)씨의 판결에 불복해 지난 18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A씨도 검찰 항소 이틀 전인 16일 항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 측은 재판과정에서 심신미약을 주장해왔으나 1심 판결에선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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