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서울역서 “정치개혁” 강조
국회의원 특권 포기 등 알려
野 용산역서 “정권심판” 호소
“대통령 대담 국민 분노 야기”
제3지대는 빅텐트 화두 올인
여야 지도부는 설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귀성길 인사를 통해 명절 밥상 민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60여일 앞으로 다가온 4·10 총선 민생 공약을 홍보하는 한편, 각자에게 유리한 명절 여론을 선점하기 위한 ‘정치 이슈’ 전쟁에도 몰두했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등 정치개혁 이슈를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날 서울역에서 시민들에게 나눠준 홍보물에도 그간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해온 5대 국회 특권 내려놓기가 중점적으로 소개됐다. 한 위원장은 홍보물에 담긴 자필 메시지를 통해 “맡은 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생활인들의 일상을 나아지게 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과감한 정치개혁 과제들을 우리 당이 박력 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중계동 백사마을에서 연탄 나눔봉사에도 참여하며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각계 주요 인사들에게 당 대표 명의로 설 선물을 보내는 데 써온 당비 6000여만원을 활용해 연탄 7만1000장을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에 기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정부 심판론으로 맞불을 놨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이날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객들에게 설 인사를 했다. 이 대표는 공보물에서 “민주당은 지금의 위기를 더 나은 대한민국으로 가는 ‘체질개선’의 기회로 삼겠다”며 “민주주의를 살리겠다”고 밝혔다. 현 상황을 총체적 위기 국면으로 규정해 민심을 얻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공보물을 통해 ‘장병복지 개선’ 등 총선 공약을 홍보하는 한편, 윤석열 정권 2년을 ‘검사독재’ ‘민생파탄’ 등으로 규정하며 날을 세웠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쌍특검법과 이태원 특별법, 양평 고속도로와 해병대원 국정조사 왜 반대하느냐”며 “한 비대위원장의 답을 좀 듣고 싶다”고 했다.
거대 양당은 윤 대통령이 전날 신년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 연휴 기간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촉각을 기울였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사과가 없었던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며 불 지피기에 나선 반면, 국민의힘은 대통령 부부를 비호하며 김 여사 이슈 확산을 차단하는 데 안간힘을 썼다.
제3지대는 설 밥상에 ‘빅텐트’를 주요 화두로 올리기 위해 힘을 모았다. 아직 합당으로 향하는 구체적인 그림은 나오지 않았지만 통합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커져야 승산이 생긴다는 계산하에 합동 설 인사를 하기로 뜻을 모았다. 9일 서울 용산역에서 진행되는 귀성 인사에는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양향자 원내대표, 새로운미래 이낙연·김종민 공동대표, 새로운선택 금태섭 공동대표, 원칙과상식 이원욱·조응천 의원 등 제3지대를 상징하는 얼굴들이 총출동한다.
전날 광주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이낙연 대표는 8일 전남 목포에 있는 동부시장을 찾아 상인과 지지자들을 만나는 등 이틀째 호남 민심을 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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