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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사고 ‘화약고’ 된 지하철 과밀… “버스 연계 인파관리 시급”

입력 : 2024-02-12 18:35:32 수정 : 2024-02-12 18:3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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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간 서울서 2500명 부상
출입문 끼임사고 피해 가장 많아
센서 점검 月 1회… “횟수 늘려야”

사당역 등 환승객 많을수록 사고↑
“플랫폼 혼잡도 완화 최우선해야”

출퇴근길 서울 지하철 충무로역을 이용하는 박모(27)씨는 아찔한 순간을 자주 겪는다. 환승하러 계단을 뛰어다니는 승객들 때문이다. 계단 하나만 오르내리면 환승이 가능한 충무로역은 4호선과 3호선 열차가 비슷하게 도착할 때마다 지하철을 향해 내달리는 이들로 아수라장이 된다. 박씨는 “바로 환승하려는 승객들에 부딪히는 일은 일상이고 승객의 몸이나 물건이 출입문에 끼이는 경우도 자주 본다”고 말했다.

지하철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시설 점검이나 시민의 안전불감증 등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 7월까지 서울 지하철 1∼9호선 안전사고로 총 2485명이 다쳤다. 지하철 이용 중 본인 과실이나 제3자에 의한 과실을 제외한 역 구내, 승강장, 출입문, 열차 내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로 치료비를 지급받은 이용자만 포함된 수치로 실제 사고 발생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안전사고 유형 중에는 출입문 끼임 사고가 가장 많다. 출입문 센서 강화가 해결책으로 주로 언급되는 이유다. 이날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스크린도어는 설비별로 7일·1개월·3개월·6개월·1년 단위로 정기점검을 수행하고 있다. 스크린도어 센서와 출입문 개폐 상태 점검은 한 달에 한 번 이뤄진다.

하지만 센서 오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달 12일에도 20대 직장인이 사당역에서 열차를 탑승하려다 스크린도어와 전동차 사이 끼임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문 개폐 감지 시스템 오류로 사람이 끼어 있는 상태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안전문을 제어하는 두 개의 센서가 각각 ‘열차 출발 가능’과 ‘사람 감지’ 신호를 동시에 보냈는데, 당시 ‘열차 출발’ 신호만 처리돼 열차가 출발한 것이다. 이송규 한국안전전문가협회장은 “출입문 끼임 사고는 한 번 일어나도 큰 피해로 이어진다”며 “시설 점검을 더 주기적으로 하고 노후 설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하철 혼잡도 개선을 우선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부상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역은 2호선 사당(64명),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49명), 신도림(39명), 충무로(31명) 등 환승하는 승객들로 혼잡한 역들이었다.

유정훈 아주대 교수(교통시스템공학과)는 “전동차 출입문에서 센서 감지로 사고를 막는 것은 가장 마지막 단계다”라며 “위험한 상황이 나오지 않도록 혼잡도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외에서는 개찰구에서 혼잡도를 체크해 입구에서부터 통제하는 정책을 하기도 한다”며 “버스 등 다른 대중교통 수단과 연계해 지하철이 혼잡한 시간대에 인원을 관리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민들이 스스로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안전사고가 대부분 무리한 승하차에서 발생하는 만큼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이용 시 안전수칙 등을 홍보하고 있다.

이 회장은 “안전 무지는 무리해서 전철에 타면 몸이 낀 채로 출발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고 안전불감증은 자신은 사고가 안 날 것으로 생각하는 상태”라며 “지하철 사고의 경우 두 안전의식 모두 부족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안경준 기자 eyewher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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