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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반대에도 마지막 피란처 공격한 네타냐후…美·이스라엘 갈등 심화 [뉴스+]

, 이슈팀

입력 : 2024-02-12 18:05:50 수정 : 2024-02-12 18: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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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만명 피신 ‘라파’ 공습…하마스 “100명 사망”
이스라엘 “공격은 국민 염원…인질 구출했다”
親네타냐후 바이든, 대선 앞두고 지지율 급락
“이스라엘에 조건없는 지원 말아야” 주장 나와

이스라엘군이 1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주민 약 140만명이 피란 중인 남부 라파를 공격해 주민 100여명이 사망했다. 이번 공격은 미국과 국제사회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뤄져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 측의 불신이 날로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를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이날 새벽 라파에 ‘격렬한’ 공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신화·뉴시스

잠을 자던 주민들이 갑작스러운 공격에 공포에 질렸으며, 일부는 지상공격을 개시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이스라엘 전투기와 전차, 선박이 공습에 참여했으며 모스크(이슬람 사원) 두 곳과 주택 여러 채가 공격받았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하마스는 이번 공습에 따른 사망자가 100명 이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하마스 측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번 공습으로 100명 이상이 사망하고 230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했다.

 

하마스는 이날 별도의 성명에서 “라파 공격은 집단 학살 전쟁이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강제 이주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군(IDF)도 성명을 냈다. 이스라엘군은 “라파에서 IDF와 정보기관 신베트(ISA), 이스라엘 경찰의 합동작전을 펼쳐 페르난도 시몬 마르만(60)과 루이 하르(70) 등 이스라엘 인질 2명을 구출했다”면서 “두 사람은 건강한 상태”라고 부연했다.

 

이날 공격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가 라파 공격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힌 가운데 이뤄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주민 대피와 안전이 확실히 담보되기 이전에 라파 지역을 겨냥한 군사작전을 진행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라파 지역은 가자지구 최남단이자 이집트 접경지로, 북부에서 떠밀려온 피란민이 대거 몰린 곳이다. 230만명 정도인 가자지구 인구 중 절반 이상인 140만명가량이 이곳으로 피신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과 독일, EU 등도 라파에서 이스라엘군의 지상작전이 진행될 경우 대규모 민간인 희생이 불가피하다며 잇따라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공개적으로 라파 공격을 예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공격 전날 미 ABC 방송과 폭스뉴스에 출연해 “라파에 군대를 보내지 말라는 미 정부 측 요구는 곧 하마스의 승리를 의미하며, 라파에 이스라엘군이 진입하는 건 이스라엘 국민 모두의 염원”이라면서 라파 공격의 정당성을 미국민들에 직접 호소했다.

 

이런 네타냐후 총리의 행보를 두고 그가 미국 내 표심을 움직여 바이든 대통령을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와 외부 자문위원 등 19명을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전쟁을 둘러싼 갈등이 그 어느 때보다 깊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오랜 기간 친밀한 관계를 다져온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한 공개 비판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팔레스타인인 민간인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무슬림·아랍계 유권자들과 젊은층, 유색인종 유권자들 사이에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졌다.

 

특히 지난해 12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아랍계 미국인의 지지는 40%포인트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11월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심각한 타격이다. 

 

이런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는 7일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의 중재로 마련한 휴전 협상안을 거부하며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더욱이 12일 라파 공격을 강행하면서 미국 측 화를 더욱 돋웠다.

 

이스라엘군의 공습 이후 검은 연기가 피어 오르는 가자지구 남부. AFP연합뉴스

이에 미국 정치권에서는 이스라엘에 대한 실질적 압박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를 비판하는 것에서 나아가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에 조건을 붙여야 한다는 것이다.

 

벤 로즈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작전을 조건 없이 지원하는 한 어떤 수사적 변화도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네타냐후 총리에게 ‘백지수표’를 주지 않기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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