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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 전공의 700명 넘어… 정부 “엄정 대응” [의료대란 현실로]

입력 : 2024-02-19 06:00:00 수정 : 2024-02-19 02:5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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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5’병원 20일 근무중단 예고
원광대 160명 등 동맹휴학도

韓총리 “국민 볼모 안돼” 담화
19일 관계장관회의서 대응 논의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안에 반발해 사직서를 낸 전공의가 700명을 넘었다. 전체 전공의의 20%가 넘는 서울 ‘빅5’ 병원(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 전공의 등이 19일 본격적으로 사직 행렬에 동참하면, 그 수는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집단행동에 대한 강경 대응 원칙을 재확인하며 관계장관회의를 예고했다. 의료체계를 고칠 때마다 의사 집단행동에 정부가 물러섰던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의사 측과 정부가 강대강 대결을 예고한 가운데, 전공의가 20일부터 예정대로 업무중단에 나설 경우 수술 중단 등 ‘의료 대란’이 우려된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 겸 투쟁위원장(왼쪽 두번째)이 17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대강당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저지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한덕수 국무총리(오른쪽)가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관련 대국민 담화’를 통해 집단 사직서 제출 움직임을 보이는 전공의 등을 향해 “부디 의료 현장과 환자의 곁을 지켜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뉴스1·뉴시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지난 16일 오후 6시 기준 전공의 수 상위 수련병원 100곳 중 23곳에서 71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직서를 수리한 병원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발표된 사직 숫자는 전국의 전공의 1만3000여명 중 5.5%지만, 신호탄 성격이 짙다.

 

19일엔 전국 전공의의 약 21%(2745명)에 달하는 빅5 병원 전공의의 줄사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병원을 중심으로 전국 병원으로 사직 사태가 확산될 가능성이 짙다.

 

의대생들의 집단휴학(동맹휴학)도 현실화하고 있다. 이날 원광대 의대생 160여명은 전산으로 휴학을 신청했다. 집단 휴학계를 낸 첫 사례다.

 

정부는 국민 생명을 볼모로 잡는 의사 집단행동에 법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정부는 과거 의료개혁을 추진할 때마다 의사 집단행동에 물러서 왔는데, 이번엔 다르다는 입장이다.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의사들은 몇 달간 파업을 진행했고 정부는 의사단체 의견을 수용해 의대 정원을 10% 줄였다. 2014년 정부가 원격의료 도입에 나섰을 때도 의사들은 이에 반발해 병원 문을 닫았고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법안은 폐기됐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도 정부는 10년간 의사 4000명을 추가로 양성할 계획을 세웠지만 전공의 파업 등 의사들의 강한 반발로 무산됐다.

 

지난 16일 서울의 한 병원 전공의 전용공간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이번을 의대 정원을 늘릴 적기이자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큰 이견이 없고, 여론도 의대 증원에 우호적이어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원칙에 따라서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의사집단행동 관련 대국민 담화를 내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삼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집단행동이 아닌 합리적 토론과 대화를 통해 이견을 좁혀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19일 한 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집단행동 대응 관계장관회의’를 열기로 했다. 의료계의 집단 반발에 따른 문제점과 상황을 파악하고 의료현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한·곽은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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