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 거부 ‘텃밭’ 남은 현역 많아
공천 지연 韓 의중 놓고 ‘설왕설래’
‘쌍특검’ 표결 고려 미룬단 관측도
경선 절차 전 과정 후보들에 공개
韓, 민주 겨냥해 “우린 시스템 공천”
김해을 조해진 전략공천에 반발
예비후보들 “조, 허위 유포” 고발
4·10 총선을 45일 앞두고 여당의 경선 결과가 발표되며 총선 대진표가 속속 완성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공천 잡음이 적어 ‘무음 공천’이라는 평을 받는 국민의힘이 현재까지 공천 방식을 정하지 않은 보류지는 69곳이다. 아직 공식적인 ‘컷오프(공천 배제)’ 발표는 없지만, 경선 결과에 따라 현역 의원 ‘물갈이’ 규모가 윤곽을 드러내며 공천 진통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발표를 종합하면, 전국 253개 지역구 중 공천 방식이 결정되지 않은 곳은 69곳으로, ‘보수 텃밭’으로 여겨지는 서울 강남과 대구·경북 지역이 대거 포진해 있다. 현재까지 공관위의 공식적인 컷오프 발표는 없지만, 공천 방식이 보류된 지역구에서 컷오프 대상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 공천이 확정되지 않은 지역구 의원들 사이에선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2명의 컷오프가 이뤄지는 4권역(서울 강남·서초, 대구·경북)에서는 서초을과 강남 갑·을·병 등 4개 지역구의 후보자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먼저 강남갑·병의 태영호·박진 의원은 각각 구로을과 서대문을로 ‘험지행’을 택해 공천을 확정받았다. 박성중(서초을)·유경준 의원(강남병)은 지역구에 남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서초을에는 박 의원뿐 아니라 지성호 의원(비례)과 영입인재인 신동욱 전 TV조선 앵커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강남병은 유 의원을 비롯해 7명(이인실·이지영·도여정·신연희·김창훈·김민경)의 예비후보가 대기 중이다.
마찬가지로 4권역에 포함된 대구·경북 지역도 대거 공천이 보류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공천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현역 의원만 6명에 이른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비서실장인 김형동(경북 안동·예천) 의원을 비롯해 류성걸(대구 동갑)·양금희(대구 북갑)·홍석준(대구 달서갑)·김영식(경북 구미)·박형수(경북 영주·영양·봉화·울진) 의원이 포함된다. 앞서 경북에 지역구를 둔 윤두현(경산)·김희국(군위·의성·청송·영덕)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컷오프 규모가 3명으로 가장 많은 3권역(서울 송파·부산·울산·경남·강원)에서도 현역 의원들이 줄줄이 버티고 있다. 부산에는 안병길(서·동) 의원, 울산에는 박성민(중)·이채익(남갑) 의원이 아직 결과를 확정받지 못했다. 경남에선 김영선(창원·의창)·이달곤(창원·진해) 의원, 강원에선 권성동(강릉)·이양수(속초·인제·고성·양양) 의원이 포함돼 있다. 이 중 친윤계인 권성동·박성민 의원의 공천 발표가 계속 미뤄지며 당내에선 “한동훈 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강남권과 TK 지역의 교통정리가 진행되면서 현역 의원의 탈락 명단이 확정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공관위는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예정된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조작·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재표결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이탈표’를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서 컷오프 발표를 미룰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컷오프 등 현역 의원 물갈이 폭이 커지며 공천 진통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공천이 확정된 일부 지역구에선 공천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24일 국민의힘 김해을 예비후보 5명은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의 전략공천과 관련해 “조 의원이 경선을 회피하기 위해 공중파 방송에서 ‘확인 결과 경선 언급 없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명백한 허위사실을 유포”라며 김해시선거관리위원회와 김해서부경찰서 등 관계기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국민의힘은 경선 결과 집계 전 과정을 각 후보들에게 공개하면서 ‘시스템 공천’ 기조를 이어갔다.
공천관리위원회는 후보 모두 승복할 수 있는 공정한 경선을 위해 경선 결과 집계 전 과정을 후보 또는 대리인 등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이들은 결과 발표회에서 여론조사 및 당원투표 결과의 개봉과 합산 등 전 과정을 참관하고, 경선 결과에 서명하는 절차를 거쳤다. 이는 사천 논란에 휩싸인 민주당을 겨냥해 공천 과정 자체도 선거를 위한 전략으로 활용하기 위한 측면에서 전략적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장은 전날 “이재명 대표의 더불어민주당은 이렇게 할 수 있을까”라며 “민주당은 가짜 시스템 공천, 국민의힘은 진짜 시스템 공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 공천에는 민주당과 달리 사심이 개입될 여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조치”라며 “그 차이를 국민들께서 알아봐주시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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