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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 불가” 응급실 7곳 전화 뺑뺑이… 의식 잃은 80대 끝내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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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2-26 18:18:35 수정 : 2024-02-26 18:3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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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집단 이탈 가속화로 응급환자의 병원 이송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전에서 80대 여성이 의식을 잃은 후 50여분간 ‘전화 뺑뺑이’를 돌다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26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낮 12시13분 대덕구의 한 가정집에서 지병을 앓던 80대 여성 A씨가 의식장애 상태로 발견됐다. 가족이 119에 신고한 지 7분 후에 구급차가 도착해 환자 이송을 시작했으나 병원 7곳에서 수용 불가 통보를 받으며 30분간 거리를 표류했다. 

26일 한 2차 병원 응급실 앞에서 환자를 이송한 119구급대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응급실이 있는 상급 병원에선 ‘병상 없음’, ‘전문의 부재’, ‘연결 불가’ 등의 사유로 A씨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낮 12시52분쯤 구급차 안에서 심정지가 온 A씨는 오후 1시20분이 돼서야 중구의 대학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구급차로 이송된 지 53분만이다. 

 

대전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전공의 집단 이탈 사태로 인한 구급대 지연 이송 건수는 모두 23건으로 집계됐다.

 

주말 사이에만 대전에서는 18건의 응급실 지연 이송이 잇따랐다.

 

지난 24일에는 혈뇨와 옆구리 통증, 고열 등 증세를 호소한 70대 여성이 병원 12곳에서 수용 불가를 통보받자 1시간 만에 결국 자차를 이용해 서울 소재 병원으로 간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3일 오전 10시쯤 50대 남성이 의식 저하와 마비 증세로 구급차에 실려 왔으나, 중환자실·의료진 부재 등을 이유로 병원 6곳에서 거부당해 53분 만에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 오전 1시쯤에도 40대 남성이 경련을 일으켜 119에 신고했으나 의료진 파업 등 사유로 병원 8곳으로부터 수용 불가를 통보받은 뒤 37분 만에야 한 대학병원에 이송됐다.

 

대전시는지난 22일부터 진료 공백 최소화를 위해 비상대책상황실을 운영 중이다. 시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앱에 문 여는 의료기관 정보를 실시간 안내한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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