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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막차 타자…예·적금 가입↑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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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3-18 07:00:00 수정 : 2024-03-17 19: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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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아직 높은 금리일 때 예·적금을 가입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예금은행의 수신(예금) 잔액은 한 달 새 32조4000억원 늘었는데 이는 2월 기준 역대 3번째로 많은 증가폭이다. 주요 은행들은 약 4∼6% 수준의 예·적금 상품을 소개하며 고객 유치에 나섰다.

 

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 기기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모습. 뉴스1

◆은행 고이자 예·적금 완판 행진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이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12일까지 판매한 ‘공동구매 정기예금’은 1조2000억원 규모의 실적을 올렸다. 1인당 최대 1400만원으로 가입액이 제한됐는데도 불과 20일 만에 조 단위 판매기록을 달성했다. 이 상품은 총 판매금액이 100억원 이하면 연 3.40%, 초과 시 연 3.50%로 이자가 오른다. 청년희망적금 만기 해지 고객에게는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더 준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일반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높다”며 “보통 만기가 1년보다 짧으면 금리가 낮아지는데 이 상품은 만기를 3·6·12개월로 선택할 수 있고, 이에 따른 금리 차등이 없어 단기적으로 자금을 활용하려는 고객의 관심이 높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가 지난달 초 내놓은 연 10%의 ‘코드K 자유적금’은 하루 만에 완판됐다. 당초 신규고객 대상 선착순 1만명을 목표로 2주간 판매할 예정이었으나 시간당 400여명이 가입하는 바람에 빠르게 소진됐다. 고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케이뱅크는 지난달 20일 3만좌 한정 앙코르 특판을 진행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4일 최대 연 6.0%의 금리를 제공하는 우리WON뱅킹 전용 상품 ‘우리 투게더 적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가입 기간이 6개월로 짧지만, 기본금리 3.0%에 추천코드별 모집인원에 따라 최고 3.0%의 우대금리(△2~5명 1.5% △6~14명 2.0% △15~29명 2.5% △30명 이상 3.0%)가 주어지는 모집형 예금이다.

 

IBK기업은행은 코로나19를 극복한 소상공인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연 9.5%의 이자를 주는 상품을 내놨다. 2020년 초저금리 특별대출을 지원받았던 고객(전액상환 포함)이 비대면 채널을 통해 주거래기업부금(월 1만∼100만원 정기적립식, 만기 12개월)에 가입하면 선착순으로 특별우대금리 5.8%포인트와 상품 우대금리 0.1%포인트를 포함한 최고 연 9.5%를 제공한다. 

 

이 은행이 내놓은 #All4biz 예금(100만∼1000만원, 만기 12개월)도 선착순 1500명에게 특별 금리 우대 2.5%포인트를 제공한다. 우대금리 0.35%포인트를 포함해 최고 연 6.0%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고금리 예적금 중에는 청년희망적금 만기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주는 상품이 많다. 2년 만에 만기가 도래한 청년희망적금의 가입자들은 5년간 매월 70만원씩 납입하면 최대 5000만원을 모을 수 있도록 설계된 청년도약계좌로 갈아탈 수 있다. 다만 목돈을 다시 오랫동안 묶어놓는 데 대한 부담이 따른다. 이 때문에 20조원에 달하는 청년희망적금의 만기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만 18∼39세를 대상으로 최대 연 6.5%의 이자를 주는 ‘청년 처음적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기본금리 연 3.5%에 신한 청년희망적금 만기 고객에게는 연 1.0%포인트를 더 주는 등 최대 3.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하나은행도 청년희망적금 만기 고객이 ‘내맘적금’에 가입하면 1.5%의 우대금리를 적용해 최대 연 5.3%의 이자를 준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예적금 상품의 고금리 행진은 곧 멈출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은행연합회가 지난 15일 공시한 2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신규 취급액 기준 3.62%로 전월보다 0.04%포인트 하락하며 3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4월 이후 줄곧 연 4%대를 넘어섰던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도 올해 들어 연 3%대로 내려앉았다. 

 

서울 명동거리에 붙은 대출 광고물. 연합뉴스

◆서민 정책금융상품 연체율 급등

 

고금리·고물가 부담이 가중되면서 서민 대상 정책금융상품들의 연체율이 일제히 급등했다. 취약계층의 가계부채 문제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개혁신당 양정숙 의원이 금융감독원과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개인 신용평점 하위 20%인 최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정책금융상품인 ‘햇살론15’의 지난해 대위변제율은 21.3%로 나타났다.

 

대위변제율은 차주가 원금을 갚지 못했을 때 서민금융진흥원 등 정책기관이 대신 은행에 상환해준 금액의 비율이다. 이 수치가 20%를 돌파한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 2022년(15.5%) 대비 5.8%포인트 상승했다.

 

햇살론15는 최저신용자에 2000만원 한도로 연 금리 15.9%로 3~5년간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만 34세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한 ‘햇살론 유스’의 지난해 대위변제율도 9.4%로 전년(4.8%)보다 2배 가까이 올랐다. 저신용 근로소득자를 대상으로 한 ‘근로햇살론’의 작년 대위변제율은 12.1%로 전년 10.4%보다 상승했다. 저소득·저신용자 중 상환능력이 상대적으로 양호해 제1금융권으로 넘어갈 수 있는 이들을 지원하는 ‘햇살론뱅크’의 대위변제율은 지난해 8.4%로 전년 1.1%에서 급등했다. 

 

취약계층에 연 15.9% 금리로 최대 100만원을 당일 빌려주는 소액생계비 대출의 작년 연체율은 11.7%로 집계됐다. 소액생계비 대출은 저신용자의 불법 사금융행을 막기 위해 지난해 3월 도입됐지만 매달 몇천원 수준의 이자도 갚지 않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는 셈이다. 신용평점 하위 10%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의 지난해 대위변제율은 14.5%에 달했다. 

 

양 의원은 서민의 어려움을 경감하기 위해 내놓은 정책대출상품의 금리를 현재보다 낮게 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정책서민금융상품의 평균 대출금리가 17%에 달하는 것은 정부가 스스로 대부업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알리·테무 공습…지난해 중국 해외직구 70% 증가

 

온라인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국내 ‘공습’으로 지난해 들어 중국 직접구매 규모가 70%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플랫폼을 통한 중국산 초저가 상품의 직구가 늘면서 이로 인한 민원 건수도 3배 증가하는 등 피해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국경 단계에서 이른바 ‘짝퉁’으로 적발된 물품의 96%가 중국산인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온 전자상거래 물품 건수는 8881만5000건으로 전년(5215만4000건)보다 70.3% 늘었다. 작년 통관된 전체 전자상거래 물품이 1억3144만건으로 전년 대비 36.7%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중국발(發) 직구 규모가 가파르게 늘어난 셈이다.

 

중국발 직구 규모는 2020년 2748만3000건에서 2021년 4395만4000건, 2022년 5215만4000건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전체 직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43%, 50%, 54%에 달했다. 2023년 들어서는 68%로 더욱 확대됐다. 금액으로 보면 지난해 중국발 직구 금액은 23억5900만달러(3조1000억원)로 전년(14억8800만달러)보다 58.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해외 직구는 47억2500만달러에서 52억7800만달러로 11.7% 늘었다. 금액 기준 전체 해외 직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1%에서 45%로 커지며 작년에는 미국(14억5300만달러) 등을 제치고 직구 국가 1위에 올라섰다.

 

중국 직구의 급증은 초저가 상품을 앞세운 알리익스프레스와 알리 등의 국내 시장 공세 영향으로 풀이된다. 애플리케이션·리테일 서비스 분석업체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알리익스프레스 앱의 국내 사용자 수는 818만명으로 월간 기준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지난해 2월(355만명)과 비교하면 130% 급증했다. 종합몰 이용자 수 순위에서도 11번가(736만명)를 제치고 쿠팡(3010만명)에 이어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작년 7월 한국 서비스를 개시한 테무도 7개월 만에 이용자 581만명을 확보해 4위에 올랐다.

 

이들 플랫폼을 통해 초저가 중국산 제품이 쏟아지면서 관련 민원은 급증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알리익스프레스와 관련돼 접수된 소비자 민원 건수는 673건으로 2022년(228건)의 3배에 달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352건이 접수돼 작년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테무 관련 민원은 17건으로 지난해 연간 건수(7건)를 웃돌았다.

 

더불어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중국산 짝퉁도 꾸준히 증가세다. 지난해 관세청에 적발된 중국산 지식재산권 침해 물품(특별수송목록 기준)은 6만5000건으로 전년(6만건)보다 8.3% 늘었다. 작년 국경 단계에서 적발된 지식재산권 침해 물품 총 6만8000건 중 96%에 달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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