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캥거루족 530만 시대, 부모는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자식에게 생활비를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사회초년생 딸을 둔 어머니가 생활비 30만원을 요구했다가 갈등을을 빚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온라인에서 ‘딸에게 생활비 받는 게 이상한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주목받고 있다. 글에 따르면 올해 50세로 사회초년생 딸을 두고 있는 A씨는 생필품과 집안일 등을 명목으로 딸에게 생활비를 내라고 했다가 딸의 불만에 부닥쳤다.
A씨는 “딸이 올해 취직했고 월급을 190만원 정도 받는다“고 상황을 전하며 “딸의 방을 청소하거나 옷을 대신 세탁해주는 것에 이제 지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직장을 갖게 된 딸에게 매달 30만원씩 (생활비를) 내라고 했더니 입이 툭 튀어나와 있다”며 “어차피 혼자 나가서 살라면 보증금에 월세에 매달 90만원씩은 깨지지 않냐. 생활비를 60만원을 달라 그래도 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중년 어머니의 짧은 고민 상담글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주로 A씨가 딸에게 너무 과한 요구를 했다고 보는 이들이 많았다. 이들은 “이제 돈 벌기 시작했는데 생활비를 받으면 돈을 어떻게 모으겠냐”는 것. 자식한테 벌기 시작하자마자 생활비를 받는 건 너무 팍팍하다는 것이다.
누리꾼들의 이런 반응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해 11월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부모와 동거하는 청년(19~34세)은 55.3%(532만1000명)로 나타났다. 청년 둘 중 하나는 부모와 살고 있다는 것. 게다가 캥거루족의 41.8%가 생활비를 위해 부모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이 어렵고 사회 진출이 늦어지는 요즈음 청년들이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 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와 별개로 일각에선 “나중에 딸이 병간호하면 간병비는 주실 건가” 등 지적도 나왔다.
반면 부모인 A씨 입장에 공감하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키워줬으니 할 도리는 다 했고, 부모도 노후 준비를 해야 하니 30만원 정도는 받을 수 있다는 것. 이들은 “낳아주고 키워줬는데 돈 벌면서 밥값은 내는 게 기본”, “부모의 역할은 자식 책임지고 키워줬으면 끝나는 거다. 취업한 이후까지 지원할 필요 없다”, “언제까지 부모만 일방적으로 희생하야 하나” 등 비판을 제기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