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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직원 사칭한 사기꾼 ‘활개’ “불공정 거래 연루·거액 손실 가능성”

입력 : 2024-03-25 14:21:17 수정 : 2024-03-25 14:3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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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직 여부 확인·카톡·문자에 답하지 말아야
키움·삼성증권 등 대형 증권사부터 중소형 증권사 직원 사칭
증권사 직원을 사칭한 사기꾼이 기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박수진(가명 추정) 매니저란 사람은 KIDB 직원이 아니다. 

 

 

최근 증권사 직원을 사칭해 투자자를 현혹하는 투자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들 사기꾼은 증권사 직원을 사칭하거나 소통 창구라며 연락을 취한 뒤 고수익을 미끼로 카카오톡 채널과 네이버 밴드 등에서 투자자를 모으는 방식을 취한다.

 

만약 이런 연락을 받는다면 절대 답하지 말고, 해당 증권사에 연락해 재직 등 사실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런 수법에 넘어가면 불공정거래에 연루되거나 거액의 투자 손실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5일 기자는 증권사 직원을 사칭한 연락을 받았다. 이날 오전 기자에게 전화한 사기꾼은 자신이 ‘케이아이디비채권중개’ 직원이라며 접근했다.

 

KIDB 증권사 매니저 ‘박수진’(가명 추정)이라고 밝힌 이 사기꾼은 기자 개인 휴대전화로 직접 전화했다.

 

전화는 일본에서 걸려왔다. 발신 연락처는 일본 국가코드인 ‘81’로 시작했고 이에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후 그는 기자에게 문자 메시지로 “KIDB증권 매니저 박수진이다. 전화 연락이 안 됐다. 카톡에 친구 추가 해달라”면서 ‘kfhy66’이라는 카카오톡 아이디를 남겼다.

 

일본에서 발신한 전화번호만 봐도 사기라는 게 파악됐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KIDB 증권에 ‘박수진’이라는 직원이 있는지 확인한 결과 “그런 직원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런 사칭 사기는 KIDB 증권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날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주로 국내 대형 증권사를 비롯해 중소 증권사까지 기업 규모를 가리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키움증권 △삼성증권 △하나증권사 직원을 사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사기꾼은 증권사 소속 매니저 또는 직원이라고 속이는 게 일반적이지만 임원이나 연구원의 이름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처럼 사기꾼이 증권사 직원이라고 속이며 활개 치더라도 마땅히 제지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현행법상 사칭만으로는 처벌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플랫폼 내에서 개선책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증권사 직원 사칭 사기에 대해 이날 세계일보와 통화한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사칭 사기와 피해의 종류는 크게 4가지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먼저 △허위정보 사기는 가치가 없는 가상자산이나 비상장 주식에 대해 거래소 상장 등 호재가 있다고 속여 투자금을 편취하는 수법이다.

 

△투자금 횡령은 미인가 업체를 통해 리딩방에 참여한 고객의 투자금을 횡령한다.

 

△불공정 거래의 경우 특정 종목의 주가상승을 목적으로 리딩방 회원들을 동참하게 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정한다.

 

△불법 영업행위로는 유사투자자문업 등록 후 불특정 다수 투자자를 모집해 정보제공 범위를 제한하여 1대1개별 투자문을 유도한 후 자문료를 편취한다.

 

이같은 사기가 의심되면 금감원 신고센터 국번없이 1332 또는 인터넷 금감원홈페이지내 불법금융신고센터를 통해 신고​할 수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불법 리딩방 참여 시 불공정거래 세력의 손쉬운 사기 대상이 돼 거액의 투자 손실 위험에 노출될 수 있고 본인도 모르는 사이 시세조종 등의 불공정거래에 연루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삼성증권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직원을 사칭해 주식 스터디 명목으로 네이버 밴드를 운영하는 사례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사기꾼은 자신을 삼성증권 부사장이라고 본인을 소개한 뒤 증권사에서 20년간 연평균 167% 수익률을 달성했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증권은 “비상장주식의 상장과 관련하여 당사 IPO팀을 사칭한 사기 시도가 확인되었다”며 “당사는 아래 기업의 IPO, 청약과 무관하다. 따라서 이와 같은 권유를 받으신 고객님은 다시 확인하시고 투자에 유의하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당사 IPO부서는 개인고객에게 직접 연락하지 않는다”며 “주식 및 금융상품 매매는 고객 본인계좌로만 진행된다. 타인의 명의로 입금을 요청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성증권 재직 직원 확인은 가까운 지점 혹은 패밀리센터(1588-2323)를 통해 문의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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