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딸, 11억 주담대 받아
젊은이들 분노, 공천 취소해야
4·10 총선을 12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자녀와 관련한 부동산 논란이 잇따라 불거졌다. 군 복무 중인 아들에게 수십억원대 주택을 공여했다거나 취업도 안 한 딸이 거액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국민 눈높이에 한참 못 미치는 그들에게 국회의원 자격이 있는지 개탄스럽다. 이재명 대표가 그토록 강조한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이 이런 것이었나.
어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공영운(경기 화성을) 후보는 2017년 서울 성수동의 다가구주택을 구입한 다음 이 주택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기 직전인 2021년 4월 아들에게 증여했다. 당시 아들은 22세로 군대에 있었다. 11억원에 산 해당 부동산은 현재 30억원도 넘는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 건물주부터 된 셈이다. ‘아빠 찬스’라는 비난이 확산하자 공 후보는 “자녀가 향후 결혼 등을 준비함에 있어 집 한 채는 해 줘야겠다는 마음”이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점은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다만 본인의 거취에 대해선 함구했다. 내 집 장만은 엄두조차 못 내며 값싼 월세방을 찾아다니는 2030 젊은이들 가슴에 대못을 박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같은 당 양문석(경기 안산갑) 후보는 2021년 잠원동 아파트를 살 때 큰딸이 11억원의 주담대를 받아 보탠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당시 딸이 취업도 하지 않은 대학생이었다는 점이다. 양 후보는 “대출에 편법적 소지가 있었음을 인정한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은 모두 제가 감수해야 할 몫”이라고 했다. “송구하다”면서도 후보 사퇴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해 “불량품”이라고 막말을 한 전력도 있다. 그래서일까, ‘비판을 감수하겠다’는 양 후보 말은 ‘무시하겠다’는 뜻처럼 들린다.
현대자동차 사장을 지낸 공 후보는 이 대표가 공들여 영입한 인물이다. 양 후보는 친명(친이재명)계 중에서도 가장 강성이다. 그러니 둘 다 이 대표 후광을 업고 손쉽게 공천장을 거머쥐었을 것이다. 앞서 민주당은 세종갑 후보자로 확정된 이영선 변호사의 공천을 취소했다. 그가 아파트와 오피스텔 10채에 38억원을 ‘갭투자’하고 당에는 숨겼다는 이유를 들었다. 부동산 문제는 선거 국면에서 휘발성이 큰 사안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 사당이 아니고 공당이라면 공, 양 후보에게도 같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 친명이라는 이유로 감싸고 넘어갈 경우 성난 유권자들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