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9일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의 편법 대출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양 후보는 과거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 구매 당시 대부업체 대출과 장녀의 사업자 대출을 동원한 정황이 포착돼 편법 대출 의혹이 일고 있다.
뉴스1에 따르면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중앙당 차원에서 대응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공식 대응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에서 제기하는 문제인데 우리는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독선, 독자적 행태에 대해 할 일을 해야 한다"며 "중앙당 차원에서는 드릴 말이 없다"고 덧붙였다.
양 후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와 등기부등본 등에 따르면 양 후보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137㎡ 아파트를 지난 2020년 8월 매입했고 약 8개월 후인 2021년 4월 대구 수성새마을금고가 해당 아파트에 채권 최고액 13억 2000만 원의 근저당을 설정했다.
채권 최고액은 통상 대출받은 자금의 120%로 설정돼, 실제 양 후보 장녀의 대출금 규모는 11억 원 정도로 계산된다. 양 후보의 재산 신고 내역에도 장녀의 대출금 규모는 11억원으로 나온다.
장녀가 대출받기 이전인 2020년 11월에는 대부업체가 이 아파트에 채권 최고액 7억5400만 원의 근저당을 설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채무자 명의는 배우자로, 장녀가 수성새마을금고로부터 대출받은 다음 날 대부업체의 근저당권 설정은 해지됐다.
은행권 대출로 주택을 구입하기 어려워 대부업체 대출을 동원하고 이후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사업자 대출로 갈아탄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양 후보가 주택을 구입한 당시에는 문재인 정부가 2019년 발표한 12·16 부동산 정책이 적용되던 시점이다.
당시 부동산 시장 투기를 막겠다는 정책 기조에 따라 15억 원이 넘는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구매하는 게 불가능했다.
국민의힘은 양 후보의 대출 의혹을 파고들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안산을 찾아 "시민들은 대출을 받지 못하게 꽉꽉 막아놓고 자기들은 뒷구멍으로 그러고 있었다"고 양 후보의 의혹을 비판했다.
박정하 선대위 공보단장은 이날 논평을 통해 "경제활동이 없는 자녀가 사업자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학생이 어떻게 거액의 대출을 받을 수 있었는지, 이자는 어떻게 감당해 왔는지, 특혜 대출 찬스 의구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 내에서도 "이영선 후보 때보다 심하다"는 자조적 목소리가 나온다.
의혹이 확산하면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결단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취지다. 이영선 전 후보는 세종갑 공천장을 받았으나 이후 갭 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공천이 취소된 바 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선 "(양 후보와 이 후보 건은) 경우가 다르다"며 "(이 후보는) 갭 투기 의혹도 하나의 요인이 되기는 했지만 민주당에 낸 서류와 실제 서류에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취소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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