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머신에서 발견된 돈다발 찾아준 70대에 감사장 수여

치매 앓던 90대 노인, 러닝머신 안에 돈 보관
분실한 현금 액수 10%인 487만 5000원 지급

9일 오후 전장표 씨(오른쪽)가 빈준규 안산상록경찰서장에게서 감사장을 수여받는 모습. 안산상록경찰서 제공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버려진 러닝머신 안에서 돈다발을 발견해 주인을 찾아준 시민이 경찰로부터 감사장을 수여받았다. 아울러 이 시민은 주인으로부터 사례금까지 받았다.

9일 안산경찰서에 따르면 전장표(70)씨는 지난 7일 오후 3시 51분쯤 경기도 안산시의 한 아파트 단지 분리수거장에 버려진 러닝머신 속에서 돈다발을 발견했다.

고물을 취급했던 전씨는 아파트 재활용 분리수거 지정일에 버려진 러닝머신을 발견했고 아파트 측에 “이걸 내가 처리해도 되냐”라고 물었다. 이에 아파트 측은 허락했다. 

러닝머신을 분해하던 중 돈다발을 발견해 깜짝 놀란 전씨는 112에 신고했고 안산 상록경찰서 본오지구대 경찰관 2명이 현장에 출동했다.

이후 경찰은 CCTV를 분석했고 러닝머신을 버린 60대 여성 A 씨와 이를 도와준 남성 1명을 특정했다. 

A 씨의 주거지를 방문한 결과 B 씨의 부친인 90대 B 씨가 러닝머신 안에 돈다발을 보관해 둔 것임을 확인했다. 

치매를 앓고 있던 B 씨는 그간 받았던 국가유공자 연금을 인출해 러닝머신 안에 보관했다고 한다. 

이를 미처 알지 못했던 A 씨가 러닝머신을 내다 버린 것이다. 

하마터면 큰돈을 잃어버릴 뻔했으나 전 씨의 신고와 경찰관의 신속한 조치로 A 씨는 현금을 찾을 수 있었다. 

안산상록경찰서는 이날 오후 전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

아울러 A씨 측은 분실한 현금 액수의 10%에 해당하는 487만5000원을 전씨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유실물법 4조에 따르면 습득한 물건을 반환받은 자는 습득자에게 그 물건값의 100분의 5 내지 100분의 20의 범위 안에서 보상금을 지급해야한다.

아울러 습득자가 유실물을 횡령하면 형법 360조에 따라 점유이탈물횡령죄가 성립한다.

전 씨는 “현금을 발견했을 때 놀라긴 했어도 당연히 찾아줘야 된다는 마음으로 신고했다”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씨 덕분에 러닝머신이 쓰레기장으로 옮겨지기 전 현금 주인을 특정해 잃어버린 돈을 되돌려줄 수 있었다”라며 “A씨 측도 전씨의 선행에 무척 고마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다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