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관·특산물 판매장·정원 조성
그래피티 전시·북페어 잇단 개최
완산 폐벙커도 19년 만에 단장 중
전북 전주 대표적 전통시장인 남부시장에 방치된 옛 원예공판장이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 시민과 관광객이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게 됐다.
14일 전주시에 따르면 남부시장에 자리한 옛 원예공판장 건물을 서브컬처 기반의 복합문화공간인 ‘문화공판장 작당’으로 꾸며 개관했다. 서브컬처는 주류 문화와 다른 소수 문화로 특정 음악과 예술, 패션, 라이프스타일 등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문화적 표현이다.
문화공판장 작당은 원예, 화훼류를 도매했던 2층 규모(연면적 1639㎡)의 옛 원예공판장 건물 2층에 폐산업시설 등 유휴 공간 문화재생사업 일환으로 25억원을 들여 대규모 전시·행사 공간, 문화교육장, 공유공간, 야외정원 등을 조성했다. 1층에는 전북 시·군 대표 상품 판매장과 카페, 방문객 쉼터 등으로 갖췄다. 원예공판장은 1993년 북부 송천동에 농수산물도매시장이 새로 개장한 이후 기능을 상실해 그동안 지역 농협 사무실과 임대 상가 등으로 사용했다.
문화공판장 작당은 개관을 기념한 전시회 ‘희망의 그래피티: 스트리트 아트의 힘’을 21일까지 열어 서브컬처 분야의 대표 미술 장르인 그래피티 아트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제공한다. 다음 달에는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에 맞춰 ‘100 필름 100포스터 전시’와 ‘전주씨네투어’ 영화 상영을 진행한다. 7월에는 ‘독립출판 북페어 전주책쾌’를 여는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전주시는 그동안 시대 변화로 기능을 잃고 방치되거나 기억 속에서 잊혀진 노후 건물에 문화예술의 숨결을 불어 넣어 시민과 관광객이 즐겨 찾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을 진행했다. 카세트테이프를 생산하다 문을 닫은 뒤 20여년간 방치된 팔복동 산업단지 내 폐공장을 북부권 대표 문화공간인 ‘팔복예술공장’으로 변신시킨 게 대표적이다. 이곳은 2018년 개관 이후 다양한 지역예술인이 가치를 창조하는 예술공장이자, 미래 세대를 위한 예술교육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주시는 1973년 전시에 대비해 군사 목적으로 만들어져 2005년 용도 폐기된 180m 길이의 동굴형 충무시설인 완산벙커에 92억원을 들여 새로운 문화관광시설로 조성하는 ‘완산벙커 더스페이스’ 사업을 추진 중이다. 완산벙커는 미디어아트를 활용한 전시·체험형 콘텐츠로 구성한 10개의 방과 관람객 휴식을 위한 카페, 다양한 기념품 판매점 등으로 구성해 6월 시험 운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오랫동안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건물들을 활용해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즐겨 찾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며 “새로운 지역 공동체 거점이 되고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