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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고개 든 ‘3高’… 중동 긴장 고조에 韓 경제 먹구름

입력 : 2024-04-16 15:30:00 수정 : 2024-04-16 15:3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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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스라엘 긴장 고조에 韓 경제 ‘불똥’
불안정한 물가 속 고유가·고환율 위기감

이란과 이스라엘 간 긴장 고조 여파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00원선을 돌파한 데다 국제유가도 중동 지역 불안을 반영해 들썩이는 추세다. 여전히 물가가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환율, 유가가 물가를 자극하면 고유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 장기화 국면에 다시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환율 장중 1400원대 ‘터치’…17개월만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5.9원 오른 1389.9원에 개장한 뒤 장중 한때 1400원선을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을 넘어선 것은 2022년 11월7일(장중 고가 1413.5원) 이후 약 17개월 만이다. 원·달러 환율은 3영업일 연속 연고점(종가 기준)을 경신한 데 이어 이날도 연고점을 넘어서며 출발하는 등 원화 약세장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습에 이어 이스라엘이 ‘고통스러운 보복’을 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진 점이 달러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15일(현지시간) 미국의 3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7% 증가한 것으로 발표돼 시장 예상치(0.3%)를 웃돌자 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어든 점도 강달러 현상 심화에 한몫했다.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이승은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전날 내놓은 ‘식지 않는 미국 달러화 강세, 언제까지 이어질까’ 보고서에서 “최근의 강달러를 주도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축소와 중동의 지정학 우려 고조, 미국 대선 등의 요인들이 남아있는 만큼 강달러 지속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스라엘 보복 시사에 국제유가 불안감 지속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도 최근 중동 사태 여파에 출렁이고 있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임박했던 지난 1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92.18달러까지 치솟았고,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0.71달러(0.8%) 오른 90.45달러에 마감한 바 있다. 브렌트유가 장중 92달러를 웃돈 것은 5개월여 만이다.

 

15일 6월물 브렌트유 가격 종가는 전장 대비 0.39% 빠진 배럴당 90.10달러를 기록했다. 이란이 이스라엘 영토에 대한 직접 공격을 단행했으나 피해가 제한적이고, 미국이 이스라엘의 반격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시장에선 이스라엘이 보복을 시사한 점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유가를 둘러싼 불안감은 큰 상황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형민 국제금융센터 세계경제분석실장은 이날 ‘중동사태 및 국제유가 동향’ 보고서에서 “(국제유가는) 향후 이스라엘의 대응 및 사태 향방에 따른 불안이 잠재해 있다”며 “이스라엘 국방부 관계자의 보복 의지 표명 등으로 (15일) 국제유가는 장중 낙폭이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만약 양국의 확전이 현실화할 경우 국제유가를 추가로 끌어 올리면서 ‘중동산 오일’에 크게 의존하는 우리나라 경제에 직격탄을 가할 수 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고객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물가 자극하면 한은 금리 인하 고심 깊어질 듯

 

고유가·고환율 추세는 결국 국내 물가 관리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소비자물가에 직접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기대인플레이션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환율은 수입 가격을 밀어 올리는 방식으로 국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게 된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물가 불안 요인이 늘어나게 되면 중앙은행 입장에선 선뜻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기 쉽지 않다.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물가를 자극한다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더 늦어질 수 있는 셈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3.50%)에서 동결하면서 “물가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높은 수준이고 주요국 통화정책과 환율 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여전히 크다”고 밝혔다.

 

정부는 중동사태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들에 대한 선제적 대처를 강조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형태의 리스크 요인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중동 지역의 불안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직결되고, 이는 우리 경제와 공급망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게 된다”며 “막대한 운송비 증가와 국제유가 상승은 우리 물가상승으로 바로 이어지고, 서민들에게 더욱 큰 고통을 주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는 이날 관계부처 합동 비상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와 관련해 금융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에는 즉각적이고 과감한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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