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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 강간살인’ 후에도… 서울둘레길 곳곳이 범죄예방 사각 [오늘, 특별시]

, 오늘, 특별시

입력 : 2024-04-18 23:01:40 수정 : 2024-04-18 23: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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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감사위 2023년 11월 점검한 결과 공개

총연장 157㎞의 서울둘레길 곳곳이 범죄 예방 사각지대라는 점검 결과가 나왔다. 둘레길에 설치된 일부 비상벨은 고장 난 채 방치돼 있고, 비상벨이 울려도 야간에 이를 듣고 대응할 직원이 없는 등 각종 예방책이 제기능을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2023년 8월17일 최윤종(31)의 이른바 ‘관악산 강간살인’ 사건이 발생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 한 공원의 입구 모습. 자료사진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 감사위원회는 최근 공개한 ‘서울둘레길 및 주변 시민이용시설 안전관리실태 점검 결과 보고서’에서 “서울둘레길(1~7코스)과 주변 시설(도시공원, 도시공원 내 어린이놀이터·유아숲체험원) 9곳 중 범죄 예방 관련 규정이 적용되는 7곳의 범죄 예방시설을 지난해 11월13일부터 30일까지 점검한 결과, 미흡한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점검은 지난해 8월 관악구 신림동의 등산로에서 발생한 성폭행 살인사건을 계기로 이뤄졌다.

 

서울둘레길 2∼3코스 구간 등 6곳은 키 높은 수목 때문에 시야 확보가 어렵거나 개방성이 떨어져 자연적 범죄 감시가 불가능하고,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CCTV 화질이 현저히 떨어져 사람을 식별하기 어려운 곳도 파악됐다. 아울러 서울둘레길 주변 도시공원 4곳은 24시간 CCTV 운영 원칙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야간 시설경비원 3명이 교대로 근무를 하고 있지만 오전 8시∼오전 10시30분과 오후 7시30분∼오후 10시엔 아무도 없어 ‘감시 공백’이 발생하는 곳도 있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지난 2023년 8월 18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산속 둘레길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현장을 찾아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비상상황 발생시 경찰서로 도움을 요청하는 비상벨 역시 문제가 많았다. 한 구역에 설치된 비상벨은 공원 내 운영실로 연결돼 있었지만, 업무시간 외에는 운영실에 근무하는 직원이 없어 비상벨을 눌러도 소용이 없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실수나 점검 등으로 비상벨을 작동한 경우 이를 취소할 방법이 없어 대응에 혼선이 빚어지거나 경찰력 낭비 등이 우려됐다. 한 공연장 뒤 옹벽 부근은 외진 곳이라 범죄 발생 우려가 큰 지역임에도, 비상벨이 고장 나 있었다.

 

안전사고 관리에도 미흡한 점이 많았다. 서울둘레길 주변 대표적 해맞이 장소인 2곳을 점검한 결과 급경사지 등 추락 위험 지역에 안전난간이나 주의 안내 표시가 없었다. 서울둘레길 5코스 주변 산사태 방지시설은 사면 내 낙석방지망, 고정 앵커 등이 이탈 또는 미설치된 상태였다. 시 감사위는 담당 부서와 자치구들에 점검 결과를 통보하고 시정을 요구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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