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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국적취득이 꿈이라는데…일부 지자체, 농촌총각 국제결혼 지원

입력 : 2024-04-22 13:37:19 수정 : 2024-04-22 13:4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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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언론, 어린 아내의 속내 “韓 국적만 기다리고 참는다”
한 국제결혼 사이트에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앳된 모습의 여성들 사진이 게재돼 있다. 사진=커뮤니티 갈무리

한국 국적을 취득할 목적으로 한국 남성과 결혼한 베트남 여성이 적지 않다는 현지 보도가 나와 논란인 가운데 ‘농어촌 총각 국제결혼 지원 사업’이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원 사업은 여성 단체 등의 반발로 폐지됐는데, 일부 지자체들은 수요가 있는 데다 인구 절벽 문제가 극심해 사업을 중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성단체는 ‘지자체 사업이 있기 때문에 수요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농어촌 총각 국제결혼 지원 사업’은 한국 여성들이 농어촌에 사는 남성들과 결혼을 기피하는 분위기 속에 등장했다.

 

대상은 관할 지역 내 거주하는 만 35세 이상 50세 이하 미혼 농어촌 총각, 미혼자, 농어업인, 결혼이민자 가정 등인데, 지자체마다 지원 대상이 다르지만 조례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지원 금액은 300만원부터 1200만원 정도다.

 

이 제도는 중앙정부의 개선 권고와 여성단체 규탄이 이어지자 폐지 움직임이 확산했다.

 

2021년부터 현재까지 지자체 20여곳이 관련 조례를 폐지했다. 앞서 여성가족부는 2018년 국제결혼 지원 사업을 시행하는 지자체에 “다문화 가정 여성의 인권이 향상될 수 있도록 예산을 집행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고 국가인권위원회도 2019년 “제도를 젠더 관점에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한 바 있다.

 

사업을 지속 중인 지자체들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농어촌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각에서는 매매혼 등 여러 논란이 불거져 조례가 폐지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지만, 수요가 있어 당장 폐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지원을 중단한다면 농어촌 총각들이 결혼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유다.

 

반면 여성단체들은 지자체가 매매혼 수요를 조장하는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 국적을 취득할 목적으로 한국 남성과 결혼한 베트남 여성이 적지 않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실제로 일부 국가 여성들 사이에서 이른바 ‘계획 결혼’이 성행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대책이 없어 피해자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베트남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는 한국 남편을 둔 베트남 아내들을 상대로 국제결혼 부작용에 대해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여성 A씨(20세)는 결혼중매업체를 통해 한국 남성 20명의 신상정보와 배경을 확인해 가장 적합한 상대를 골랐다. 이후 약 6개월 동안 결혼 서류 작업과 한국어 학습을 거쳐 47세 남편과 결혼했다.

 

현재 A씨의 목표는 이혼이다. 한국 국적을 얻어 합법적으로 직업을 갖고 살 수 있게 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A 씨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인 여권이 있으면 자유롭게 여행하고 내 아이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가져다줄 수 있으며, 우리 가족의 (한국) 이주를 후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베트남 여성 B씨(27)는 2000만동(한화 약 108만원)을 들여 결혼중매업체를 통해 41세 한국 남성과 결혼했다. B씨 모친은 45세다.

 

B씨는 “나는 결혼을 2∼3년 안에 (한국) 국적을 얻는 수단으로 본다. 계속 같이 살 생각은 없다”며 “남편에 대한 애정이 없어 매일 짜증과 스트레스를 겪는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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