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세인데 보행 나이는 34세”
“일관된 보행 리듬을 유지할 수 있게 걷기 운동을 꾸준히 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지난 24일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 위로보틱스가 발매한 보행보조 로봇 ‘윔(WIM)’ 체험 후 받은 분석 결과다. 보행 나이는 실제보다 5세 많았고 걸음걸이 분석 척도 중 ‘안정성’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평소 척추측만증 초기 증상으로 장시간 걸었을 때 허리가 아팠다. 윔 착용 후에는 하체에 가중되는 힘이 줄어든 느낌이었다. 비록 30분 정도 짧은 체험이었지만, 오랜 시간 착용 시 효과가 더욱 체감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위로보틱스가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로봇을 직접 체험했다. 일반 소비자용 제품인 B2C 제품 초기 생산물량 매진으로 B2B 제품을 착용 후 석촌호수를 걸었다. 두 제품의 기본적인 보행·운동모드는 같고 약 30분간 1.4㎞를 걸었다.
로봇 웜 무게는 노트북 정도인 1.6㎏으로 전용 파우치에 수납할 수 있어 휴대하기 편리한 제품이다.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감소하는 보행능력을 보조하고 나아가 대중의 올바른 보행운동을 돕는다는 취지로 개발됐다.
착용법은 간단했다. 배와 양 무릎에 벨트를 착용 후 결합하면 된다. 누구나 착용하기 쉬울 정도로 직관적이다. 본체가 앞에 있어 불빛으로 현재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버튼 하나로 전원과 모드를 바꿀 수 있다.
앞서 발표에 나선 김용재 위로보틱스 공동대표에 따르면 웨어러블 로봇은 국내외에서 20년 전부터 연구돼 왔다. 그러나 기존 형태는 몸을 외골격으로 덮고 2~10㎏으로 무게가 무겁고 착용 후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줬다.
이와 반대로 윔은 착용 후에도 의자에 앉기, 눕기, 운전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을 만큼 착용감이 좋았다. 쭈구리고 앉는 자세나 옆, 뒤로도 움직임이 자유롭다.
착용 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블루투스로 연결할 수 있다. 본체 외에도 애플리케이션 화면에서 보조·운동 모드 변경이 가능하고 각 모드에선 3단계 강도 조절이 된다.
보조모드는 착용자의 보행을 돕는다. 오르막길과 내리막길 보행 시에는 대사에너지를 평균 16% 감소시키고 무릎 충격하중은 평균 약 13% 감소시킨다. 운동모드는 착용자의 하체 근력 강화를 돕고 적정한 강도의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지원한다.
모드는 보조, 휴식, 운동 총 3가지다. 보조모드를 작동하자 걸음이 가벼워졌다. 허벅지 뒤쪽을 지지해주면서 누군가가 다리를 위로 올려주는 느낌이다. 3단계까지 높이자 보행은 더욱 쉬워졌다. 운동모드도 효과적이었다. 보조모드에서 변경하니 훨씬 체감이 컸다. 다리가 무거워지면서 물속을 걷는 느낌이다.
애플리케이션에는 실시간으로 이동 경로와 운동 거리, 걸음 수, 현재 속도, 소모 칼로리 등이 표시된다. 운동 종료 버튼을 누르면 활동량과 운동 시간이 나오고 전체 사용 시간과 모드별 사용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보행 분석에선 앞서 설명한 것처럼 사용자의 보행 나이와 상세 분석이 나온다. 보행 상세 분석 분류는 속도, 민첩성, 근력 강도, 안정성, 균형도 등 총 5가지다. 오각형 그래프로 연령 평균과 쉽게 비교도 가능하다.
김 공동대표는 “노화, 질병, 사고 등에 의한 근육 약화나 불균형한 자세로 걸음에 문제가 생기면 생활반경이 축소되고 삶의 질이 하락 한다”면서 “(윔에 탑재된) 보행을 보조하는 맞춤 보조 및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반 보행 분석으로 생애 주기에서 좋은 운동과 활동 습관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상에서 편하게 입고 즐길 수 있는 대중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 제품으로 보행약자에게 국한됐던 웨어러블 보행보조 로봇 시장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한다”며 “인간과 로봇의 안전한 공존과 국민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 끊임없이 혁신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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