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통신장비 사업 조직인 네트워크사업부가 실적 부진으로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김우준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은 이날 오후 1시께 부서장급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경영 현황 설명회’를 열고 경쟁력 강화 방안을 공유했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임원 출장 시 비즈니스 대신 이코노미석을 이용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경비 절감에 나선다. 출장 시 숙소도 평사원과 동일한 등급으로 낮출 방침이다. 현재 경영 환경이 비상 사태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상징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지난해 3조7800억원 매출을 올려, 전년 5조3800억원 대비 29.7% 감소했다. 올해 1분기도 국내와 북미 등 주요 해외 시장 매출이 전 분기보다 감소했다. 글로벌 통신 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며 비용 절감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이 같은 경비 절감책을 포함해 사업구조를 성장 중심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재편하는 내용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내놨다.
앞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의 주요 계열사들은 지난달부터 임원 주 6일 근무를 전 계열사로 확대하며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 삼성전자 등 일부 계열사가 시행하던 주말 출근을 다른 계열사에서도 자발적으로 따르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비상 경영은 재계 다른 기업들로도 확산하고 있다. SK그룹도 최창원 SK수펙스(SUPEX)추구협의회 의장 취임 후 월 1회 평일에 개최하던 ‘전략글로벌위원회’를 지난 2월부터는 격주 토요일 개최하는 것으로 바꿨다. SK그룹이 경영진 회의를 토요일에 연 것은 2000년 7월 주 5일 근무제 도입 이후 처음이다. 임원 출근 시간이 7시 전후로 빨라졌다.
대기업 임원들의 보수도 줄고 있다. LG그룹의 경우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LG의 임원 중 최고위급인 이사의 보수 한도를 지난해 180억원에서 올해 170억원으로 낮췄다. 이후 LG전자(90억→80억원)·LG화학(80억→70억원) 등 LG 계열사는 물론 재계 전반에서 보수 한도 축소 움직임에 동참하는 분위기가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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