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전화를 받지 않는 전 애인에게 분노해 애인의 남자친구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불을 붙여 살해하려 한 5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이동식)의 심리로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 피고인 A씨(57)가 살인미수 및 현주건조물 방화 치상 등의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21일 자정쯤 서울시 동대문구 장안동에 위치한 자택의 비밀번호를 누르고 침입해 피해자 B씨의 얼굴에 불을 붙이고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는다. A씨가 찾아간 자택은 자신의 전 연인이었던 C씨의 거주지며 B씨는 C씨의 새 연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A씨는 헤어진 C씨가 전화를 받지 않자 화가 나 술을 마신 상태에서 흉기와 휘발유, 라이터, 청테이프 등을 챙겨 침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C씨의 남자친구였던 B씨를 흉기로 찌르고 휘발유를 뿌린 얼굴에 라이터로 불을 지르는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C씨는 화장실로 도망가 소화기로 불을 진압했으나 B씨는 전치 8주의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가슴에 자상을 입었으며 얼굴과 몸에는 2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웃 주민의 신고로 현행범 체포됐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B씨와 C씨를 살해한 후 자신마저 스스로 목숨을 끊을 계획으로 범행을 준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 측 변호인은 “공소된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피고인은 불능미수로 기소된 것이 아닌 중지미수다”라고 주장했다.
‘불능미수’란 범죄 실행을 착수했으나 수단 및 대상의 착오로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법률적 관점에서 위험성이 있을 때 처벌하는 경우를 말한다. 반면 ‘중지미수’는 범죄 실행을 착수했더라도 행위자가 범죄 완성 전에 스스로 행위를 그쳐 결과로 이어지지 않은 경우 인정된다.
즉 변호인의 주장은 A씨가 범행을 저질렀지만, 살인으로 이어지기 전 스스로 행위를 그쳤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피고인 A씨 측이 혐의를 일부 인정한 가운데 다음 재판은 오는 6월5일 오전 10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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