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강 장록국가습지에 이어 최근 무등산 평두메습지가 람사르습지에 등록되면서 광주는 세계적인 습지를 보유한 생태도시의 위상과 천혜의 생태관광자원을 확보하게 됐다.
광주시는 북구 화암동 일원의 무등산 평두메습지(2만2600㎡)가 람사르협약 사무국의 람사르습지로 등록됐다고 14일 밝혔다.
람사르협약은 습지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촉구하는 국제협약으로 1971년 2월 이란의 람사르에서 채택됐고 우리나라는 1997년 3월에 101번째로 가입했다.
시는 광주 북구, 무등산국립공원공단과 함께 지난해 4월 환경부에 람사르습지 등록을 건의하고 환경부가 지난 2월 람사르습지로 인정요청서를 람사르협약 사무국에 신청, 심사를 통해 람사르습지로 인정됐다.
국내에서는 26번째 등록이며, 광역시 가운데는 최초이다. 이번 달 기준 172개 국가의 총 2513곳이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다.
람사르습지는 지형과 지질학적으로 희귀하고 독특한 습지 유형이거나 생물 서식처로서 보전가치가 높아 국제적인 보전이 필요한 지역을 람사르사무국에서 인증하고 있다.
평두메습지는 묵논습지(오래 내버려 두어 거칠어진 논)로 야생생물과 식물 약 786종(동물 578종· 식물 208정)이 서식하는 생물다양성이 높은 지역이다. 멸종위기야생생물인 수달, 담비, 삵, 팔색조 등과 함께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멸종위기종 적색목록(Red List)에 등록된 단발날도래, 투구물땡땡이 등 많은 보호종이 서식하고 있다.
관할 지자체인 광주 북구는 효율적인 보전과 활용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북구는 평두메 습지 보전·관리 사업 일환으로 주민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무등산 국립공원사무소, 환경단체 등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효율적으로 평두메습지를 보전·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평두메 습지의 경관과 생태학적 가치를 홍보하고 습지 보호 동참을 호소하는 캠페인 활동도 추진한다. 홍보 물품을 제작해 가두 캠페인을 벌이거나 다양한 홍보 매체를 활용해 평두메 습지의 가치를 알린다. 지난 3월부터 운영한 어린이 습지 탐사대 활동도 이어간다.
도심인 호남대 앞부터 영산강 합류부까지 약 8km 구간의 황룡강 장록습지는 2020년 12월 국내 26번째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고시됐다. 국내 하천 습지 5곳 중 유일하게 도심에 위치한 첫 사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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