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제보로 제작자 경찰 고발
해당 게임 삭제 불구 모방작 이어
게임머니 현금화 쉬워… 근절 안돼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5·18을 왜곡하는 내용의 게임이 잇따라 제작·유포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5·18기념재단과 광주시에 따르면 최근 ‘5·18 북한군 침투설’을 차용해 논란이 된 게임 ‘그날의 광주’ 제작자가 경찰에 고발된 뒤 게임이 삭제된 이후에도 이를 모방한 게임 2개가 확산하고 있다. 이들 게임의 배경은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장소인 광주 금남로 일대다. 5·18민주화 운동을 폭동으로 표현하고 군인이 시민군에게 총을 쏜다. 북한군도 등장한다. 수차례 사실무근으로 결론 내려진 북한군 침투설을 차용한 것이다.
그날의 광주는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ROBLOX)에서 공유됐다. 게임 누적 이용자만 1만명이 넘었다. 5·18을 왜곡한 이 게임은 부산의 한 초등학생 제보로 알려지게 됐다.
기념재단과 시의 강경대응으로 그날의 광주는 삭제됐지만 이후에도 모방 게임 2개가 유포되고 있다. 이들 모방 게임 역시 북한군 침투설을 차용하고 있고, 광주 금남로가 배경이다. 게임 내에서 북한군으로 활동하며 시민군에게 총을 쏘거나 일방적으로 구타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이처럼 5·18을 왜곡하는 게임이 잇따라 제작된 건 제작자가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구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게임 이용자가 많을수록 로블록스 내 게임머니 ‘로벅스’를 더 많이 지급받는데, 해외 거래 사이트를 통해 게임머니를 현금화할 수 있어서다. 신원을 확인하지 않는 로블록스의 가입 절차도 원인으로 꼽힌다. 또 다른 게임 이용자는 “제작자들은 총격전 등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소재라면 역사 왜곡 같은 건 개의치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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