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상식 무너진 2년, 당 무력했다
정부에 침묵한 비겁함 통렬히 반성”
황우여 만나 전대 룰 개정 요구도
4·10 총선 수도권·험지 출마자로 이뤄진 국민의힘 30·40세대 소장파 모임 ‘첫목회’가 밤샘토론 끝에 윤석열정부 2년간 공정과 상식이 무너졌다며 정부와 당을 향한 쓴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첫목회가 주장하는 ‘전당대회 규칙 개정’과 ‘집단지도체제’가 당 쇄신 방안에 녹아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전날 오후 8시부터 이어진 ‘끝장 밤샘토론’을 마친 첫목회는 15일 오전 10시 브리핑을 통해 “국민이 바랐던 공정과 상식이 무너지고 있음에도 정부는 부응하지 못했고, 당은 무력했다”며 “우리의 비겁함을 통렬히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총선 참패 원인으로 △이태원 참사에서 비친 공감 부재의 정치 △‘연판장 사태’로 비친 분열의 정치 △‘강서 보궐선거’로 비친 아집의 정치 △‘입틀막’ 불통의 정치 △‘이종섭 전 호주대사 임명’으로 비친 회피의 정치 등 5가지를 꼽았다. 이는 모두 윤 대통령과 친윤(친윤석열) 세력이 주도한 사건들로, 윤 정부를 직격하는 동시에 이에 동조해 침묵한 당과 스스로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낸 셈이다.
인천 서갑에서 낙선한 박상수 전 후보는 “윤 대통령 취임사를 모두 읽어봤다. 그 모습이 그대로 있었다면 우리가 국민에게 이렇게 버림받을 일이 없을 것”이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가 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첫목회는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장 교체 인사’에 대해서도 국민 눈높이를 강조했다. 이승환 서울 중랑을 전 후보는 “법과 제도적 측면에서 문제가 없었다”면서도 “국민들은 검찰 인사를 통해 김건희 여사 사건 등의 수사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총장이 전담팀을 꾸렸으니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계파 구분 없이 23명이 한데 모인 첫목회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총선 패배 책임론’에는 선을 그었다. 박 전 후보는 “여러 사건은 날줄과 씨줄처럼 엮여 있다”며 “모든 프레임이 인물 중심으로 가는데, 앞으로도 사건을 중심으로 논의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첫목회 이재영(서울 강동을 출마) 간사는 “필요한 현안마다 목소리를 내겠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보수의 재건을 위한 방향성을 논의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첫목회는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당원투표 50%·일반 국민여론조사 50%’로의 전대 규칙 개정과 집단지도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했다. 이 간사는 “비대위가 결정을 조만간 내릴 것 같은데 지켜봐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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