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사관학교 - 그 역사의 뿌리를 찾아서/조승옥/글씨앗/2만5000원
영화 ‘서울의 봄’으로 널리 알려진 김오랑 소령은 육군사관학교 25기다. 그는 ‘군인답게’ 불의에 맞섰다. 목숨을 바쳐 정의의 길을 택했다.
육사는 군인의 본분을 일탈한 일부 졸업생들 탓에 부정적 이미지를 가졌지만, 육사 출신 중에는 참군인 정신을 실천한 이들이 많다.

육사 철학 교수로 재직했던 저자의 육사 뿌리찾기가 시작된 것은 1996년부터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3명의 육사출신 대통령이 30여 년에 걸쳐 통치하던 군부독재시대가 끝나고 이들이 주도했던 5·16, 12·12, 5·18에 대한 재평가가 시작돼, 전·노 두 전직 대통령이 재판을 받던 때다. 군내 사조직 ‘하나회’ 문제가 파장을 일으켰고, 육사출신 장교의 무장탈영과 은행강도 미수사건까지 발생해 세상을 경악하게 만든 무렵이다. 육사의 정체성 확립이 필요했다. 저자는 육사의 역사를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일부 세력들이 자신들의 안위와 출세를 위해 육사의 역사와 정통성을 왜곡하던 때도 많았다. 미군정이 설립한 군사영어학교를 육사의 모체로 주장하는 것도 한 예다. 그러나 군사영어학교 배출생 110명 가운데 단 1명만 광복군 출신일 뿐, 나머지는 모두 일본군 출신들이다.
책은 근대 장교 양성 기관으로서 우리나라 사관학교의 시원(始原)이라 할 수 있는 연무공원(1888-1894)에서 출발해 1909년 한국 무관학교가 일제에 의해 강제로 폐쇄된 이후 37년 만에 다시 세운 육군사관학교(1946)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흐름에 따른 각 사관학교의 유형과 설립 배경, 설립 주체, 시기별 관제의 주요 특징, 그리고 교육자들과 졸업생들의 행적 등을 추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저자는 강조한다. “대한민국 육군사관학교는 연무공원을 시원으로 대한제국 무관학교, 신흥무관학교, 임시정부 육군무관학교, 독립군, 광복군을 계승한 민족사관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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