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 넉 달 전보다 0.3% 올려잡은 가운데 한국의 성장률은 오히려 소폭 하향했다. 전세계 경제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상흔에서 점차 회복하는 가운데 한국만 ‘뒷걸음질’치는 모양새다.
유엔 경제사회국(DESA)은 16일(현지시간) 공개한 ‘2024 세계 경제 상황과 전망 중간 업데이트’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수정했다. 지난 1월 발표한 2.4%에서 0.3%P 상향한 것이다. 미국과 함께 브라질, 인도, 러시아 등 대형 신흥국 상황이 나아진 것이 수정으로 이어졌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이에 따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까지 올라왔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시작하기 전의 3%에 비하면 여전히 낮지만 확연한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8%다. 예상대로 된다면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꾸준히 지속되는 셈이다.
이에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달 중순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3.2%로 작년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달 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세계 경제 성장률을 올해 3.1%, 내년 3.2%로 예상했다.
그러나,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2.2%로 1월 전망 때보다 0.2%P 하향됐다. 여전한 인플레이션 우려 속 불명확한 통화정책이 성장률을 내린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DESA는 보고서에서 “물가 상승률이 크게 하락했지만 한국은행은 불확실한 인플레이션 전망으로 인해 통화 완화 정책으로 전환하는 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외에 이집트,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의 성장률도 3.3%로 연초 전망치보다 0.2%P 하향됐다.
전 세계 경제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위험 요소도 다수 남아있다. 세계 경제 위험 요인으로 고금리 장기화, 부채 부담, 지정학적 긴장 지속, 세계 최빈국과 군소 도서국의 기후 위험이 꼽혔다. 또 인플레이션은 세계 경제 기저에 깔린 취약성의 증상인 동시에 그 자체로도 우려 요인으로 제시됐다.
샨타누 무케르지 DESA 경제분석정책 부문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일부 국가에서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다”며 “세계적으로 에너지, 식료품 가격이 최근 몇개월간 올라가고 있는데 더 걱정되는 점은 여러 선진국에서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를 넘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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