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수색 지시 여부 진술 엇갈려
공수처, 21일 김계환·박정훈 소환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의 직접적 계기가 된 수중 수색 지시 여부를 놓고 진술이 엇갈린 해병대 두 지휘관의 경찰 대질 조사가 14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19일 오후 1시부터 20일 오전 2시14분까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는 해병대 7여단장과 11대대장을 불러 조사했다. 두 지휘관과 변호인들은 이날 오전 3시20분까지 1시간가량 진술 조서를 확인한 뒤 귀가했다.
이번 조사는 사건 당시 수색현장을 총괄한 7여단장이 수중 수색을 지휘했는지에 대한 진위를 가리기 위해 진행했다. 7여단장은 “수중 수색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11대대장은 “그의 지시를 받았다”는 입장이다. 11대대장은 “상관으로부터 ‘바둑판식으로 무릎 아래까지 들어가서 정성껏 찔러보면서 탐색하라’는 지시를 받아 수행했다”고 말했다. 이에 상관인 7여단장은 “그런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11대대장 변호인 측은 “(진술이) 모두 엇갈리는 게 아니라 일치하는 부분도 있고 엇갈리는 부분도 있다”면서 “사실관계를 밝히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한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21일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을 소환 조사한다. 두 사람을 한날에 부른 공수처는 대질 조사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외압 의혹을 규명할 실마리 중 하나인 이른바 ‘VIP 격노설’의 당사자지만 진위를 둘러싸고 상반된 주장을 해 왔다.
채 상병은 지난해 7월19일 경북 예천군 내성천 보문교 인근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다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후 14시간 만에 7㎞ 떨어진 고평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무리한 수색으로 채 상병이 숨진 것으로 보고 순직 사건 당시 실질적인 수색 지휘권자가 누구였는지를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이달 14일에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22시간 동안 조사를 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