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서 신고… 수거 나서
北, 살포 직후 GPS 전파 교란
軍 “국제법 위반… 즉각 멈춰야”
金 “대북전단 물량 몇십배 대응”
경기, 한밤 재난문자에 ‘화들짝’
북한이 28일부터 다량의 풍선을 살포하고 있는 가운데, 군 당국은 오물과 쓰레기 등이 들어있는 260여개 정도의 풍선을 발견했다.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인민의 표현의 자유”라며 “계속 주워 담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29일 “강원, 경기, 경상, 전라, 충청 등 전국에서 오늘 오후 4시 현재 260여 개가 발견됐으며, 현재 공중에 떠 있는 풍선은 없다”고 밝혔다. 풍선 안에는 각종 쓰레기와 오물이 담겨 있었고 풍선과 비닐봉지를 연결하는 끈에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터지도록 타이머와 기폭장치가 달려 있었다. 전날 오후 9시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약 20시간 동안 대남전단 관련 112신고가 총 299건 접수됐다고 경찰청이 전했다.
이날 오전 5시30분쯤 경남 거창군 위천면 상천리 한 논에 북한 대남전단 물체로 의심되는 풍선이 있다는 신고도 경찰에 접수됐다. 이 물체는 5m 높이 풍선 두 개에 비닐 주머니가 매달린 상태였다. 내용물 확인 결과, 풍선 안에는 페트병과 쓰레기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전북 무주군 무주읍 한 전봇대 전선에 대남전단으로 보이는 풍선이 걸렸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과 소방, 군 당국이 출동했다. 강화도와 김포, 성남, 파주, 동두천뿐 아니라 정부서울청사 옥상 등 서울 도심에서도 오물 풍선 잔해가 발견됐다.
앞서 북한은 26일 국내 대북 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에 맞대응하겠다며 “수많은 휴지장과 오물짝들이 곧 한국 국경 지역과 종심 지역에 살포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합참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며 국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면서 즉각 중단을 경고했다. 또 “미상 물체 식별 시 접촉하지 말고 군부대 또는 경찰에 신고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김여정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배포한 담화에서 “풍선이 날아가는 방향에 따라 ‘표현의 자유’와 ‘국제법’이 규정되는가”라며 “앞으로 한국 것들이 우리에게 살포하는 오물량의 몇십배로 건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물풍선이 “표현의 자유 보장을 부르짖는 자유민주주의 귀신들에게 보내는 진정 어린 성의의 선물”이라며 “대한민국 정부에 정중히 양해를 구하는 바”라고 비아냥거렸다.
한편 이날 새벽에는 서해 연평, 강화, 파주, 인천 해상에서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는 GPS 전파 교란이 발생했다. 남쪽을 향해 풍선을 날려 보냄과 동시에 GPS 교란 공격을 통해 혼란을 가중시키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그러나 오물 풍선과 GPS 전파교란으로 인한 피해는 없었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또 전날 밤 경기 일부 지역에 대남전단 관련 재난문자가 발송되면서 크게 놀란 시민들도 많다. 경기도는 일부 지역에 ‘북한 대남전단 추정 미상물체 식별. 야외활동 자제 및 식별 시 군부대 신고. Air raid Preliminary warning [경기도]’라는 내용의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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