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60㎞서 최대 150㎞ 등 높여
요격기회 늘어 피해 위험 낮춰
각각 2032·2034년까지 개발 목표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를 구성하는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와 중거리지대공유도무기(M-SAM)의 요격고도가 크게 높아진다. 유사시 북한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군과 국민을 보호하는 능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방위사업청은 29일 제162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L-SAMⅡ 고고도요격유도탄과 M-SAMⅢ 체계개발기본계획을 심의·의결했다. L-SAMⅡ 고고도요격유도탄 개발은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관하며 총사업비는 1조664억원, 사업 기간은 2032년까지다. ADD가 주도하는 M-SAMⅢ 개발은 총사업비 2조8015억원, 사업 기간은 2034년까지다.
L-SAMⅡ 고고도요격유도탄은 최대 고도 150㎞에서 북한 탄도미사일 등을 파괴하는 성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기존 L-SAM 요격고도가 60㎞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미사일 요격능력이 크게 높아지는 셈이다. L-SAMⅡ 고고도요격유도탄→ L-SAM→M-SAMⅢ→M-SAMⅠ·Ⅱ, PAC-3로 이어지는 다층방어체계를 구축, 최대 4번의 요격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이는 지상 피해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다만 고고도요격유도탄과 더불어 L-SAMⅡ를 구성하는 또 다른 무기인 활공단계요격유도탄 체계개발은 이번 방추위 심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활공단계요격유도탄은 음속의 5배가 넘는 속도로 활공하는 미사일을 파괴하는 무기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사업타당성 조사 과정에서 추가 보완사항이 있어서 (사업 타당성조사가) 끝나지 않았다. 검토 및 보완 작업을 마치는 대로 방추위에 상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M-SAMⅢ는 고도 40∼60㎞에서 북한 미사일 등을 요격하는 능력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하층방어를 담당하는 M-SAM의 요격고도를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제한적이나마 요격 기회를 1회 정도 추가하려는 의도다. 미국산 패트리엇 중에서 최신형인 PAC-3 MSE와 유사한 개념이지만, 지상에서의 요격 시도를 회피하는 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음속의 10배가 넘는 속도로 날아가는 극초음속미사일 등의 위협에도 대응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에 따라 M-SAMⅢ는 기존 M-SAM보다 향상된 교전능력을 지닌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사거리와 요격고도가 2배로 늘어 방어 면적이 4배로 늘어난다”며 “동시에 교전할 수 있는 (요격탄) 발수는 M-SAMⅡ 대비 5배 이상 증가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는 (미사일) 공격을 방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SAMⅢ를 구성하는 체계 중에서 미사일이나 항공기를 탐지하는 다기능레이더(MFR)는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형 M-SAM 레이더에 쓰인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UAE 수출형 M-SAM의 레이더는 탐지거리는 300㎞ 이상, 탐지고도는 30㎞ 이상으로서 한국군보다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방추위에선 성능이 향상된 화생방보호의를 국내 연구개발로 확보하는 화생방보호의-Ⅱ 사업도 심의·의결됐다. 이에 따라 2042년까지 9289억원을 들여 ADD 주도로 연구개발을 하게 된다. 개발이 완료되면 전·후방 부대에 배치될 예정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