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의 지방 유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지금까지 없었던 중대한 문제다.”
18일 지방 공항 운영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열린 첫 민관협의회에서 표출된 위기감이다. 일본 공항에서 항공연료를 조달하지 못해 항공기 신규 취항, 노선 증편을 포기하는 상황이 잇달으고 있는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다.
1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히로시마현 히로시마공항은 지난달 일본에서 연료를 조달하지 못해 항공기 증편이 어려워졌다는 해외 항공사 사례를 확인했다. 홋카이도현 오비히로공항에서는 7∼8월 대한항공 등이 전세기편을 운항하려 했으나 같은 이유로 계획을 백지화했다. 지난 3월 일본 국제선 여객자 수는 169만 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같은 달의 80% 이상으로 회복하는 등 여객 수요가 늘면서 항공연료 수요도 높아졌다. 요미우리는 “국제선 증편은 방일 관광객 증가로 연결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라며 “히로시마현 담당자는 ‘연료 부족은 큰 경제적 손실’이라고 한숨을 지었다”고 전했다.
국토교통성, 자원에너지청, 항공회사 등이 참여한 협의회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긴급조치를 논의하는 자리였지만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점에서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
항공연료는 휘발유 등과 마찬가지로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생산된다. 최근에는 에너지 절감, 탈탄소의 진전에 따라 휘발유 등 석유제품의 수요가 줄면서 항공연료 생산량도 감소하고 있다. 3월 항공연료 생산량은 5년 전과 비교하면 30% 이상 감소했다. 1983년 49곳이었던 정유소가 현재 20곳으로 줄어들면서 공항까지 수송거리가 늘어난데다, 관련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석유 도매거래를 하는 대기업 에네오스홀딩스는 수급 저하를 이유를 일부 항공회사, 공항에 항공연료 신규 공급을 거절했다. 회사 관계자는 “(항공연료) 생산의 문제 뿐만 아니라 운반선, 공항 급유 작업자 확보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는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국내 항공사가 사용하는 연료의 10%을 차세대 항공연료 ‘SAF’로 대체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생산량 부족, 고비용이 문제”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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