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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노들섬, 이색적 도시명소로 변신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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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6-19 23:28:36 수정 : 2024-06-19 23:2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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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혁명과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외로움과 고독함이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 한강은 서울 시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장소가 됐다. 11개의 다양한 한강공원이 시민들의 일상과 함께하고, 다채로운 이벤트와 축제가 한강을 더욱 매력적인 장소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한강 중심에 자리한 노들섬은 과거 음악을 중심으로 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으나, 최근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들면서 다시 잊혀 가고 있었다. 이를 해결하고자 서울시는 국제적인 건축가들을 초청해 두 차례 공모전을 진행했다.

조용준 CA조경기술사사무소 소장

최근 ‘노들섬 국제 설계 공모’에서 당선된 영국 출신 토머스 헤더윅의 ‘사운드 스케이프(Soundscape)’는 서울의 산세를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헤더윅은 미국 뉴욕의 전망대 ‘베슬(Vessel)’, 인공 섬 ‘리틀 아일랜드(little Island)’, 실리콘밸리의 구글 신사옥 ‘베이뷰 캠퍼스(Bay View Campus)’ 등을 설계한 세계적인 건축 디자이너다.

사운드 스케이프는 노들섬 위에 다양한 높이의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꽃잎 모양의 공중정원을 제안한다. 한강대교로 단절됐던 동서의 섬은 공중정원과 공중보행로로 연결되며, 오르락내리락하는 공중보행로를 통해 다양한 높이에서 한강의 색다른 풍경을 경험할 수 있다.

공중정원의 독특한 형태는 여러 위치에서 새로운 경관을 제공한다.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를 따라 달리는 수많은 자동차 운전자들은 노들섬의 부유하는 공중정원에 호기심을 느끼게 된다. 한강대교에선 새로운 게이트 경관을 연출하고, 공중정원 내에선 서울의 빌딩과 외사산이 만드는 스카이라인이 공중정원의 숲과 자연스럽게 이어져 중첩된 자연경관을 만든다.

사운드 스케이프의 디자인은 시민들에게 노들섬만의 특별한 경험을 제안한다. 공중부, 지상부, 기단부, 수변부에 이르는 설계안은 섬 전체를 시민들의 새로운 활력공간으로 변모시킨다. 사계절과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하늘에서 경험할 수 있는 공중부는 상상만으로도 흥미롭다.

소극적으로 이용됐던 수변부엔 생태 습지정원, 과거 한강의 모래사장, 수상스포츠 시설들을 계획해 시민들을 물가로 유도한다. 노을 풍경이 아름다운 서측 잔디마당엔 물 위에 떠 있는 수상예술무대를 둬 노들섬의 축제를 기대하게 한다. 섬을 둘러싸고 있는 삭막한 콘크리트 벽은 한강의 수위를 고려한 팝업 형태의 공간과 미디어월(Media Wall)이 들어서 수변에서의 활동을 더욱 즐겁게 만든다.

이 같은 제안은 기존 시설물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작동된다. 서측은 현재 있는 건물군의 중정 주변으로 공중정원을 배치해 빛과 바람이 드나드는 외부 환경과 함께 적절한 그늘을 만들고 있다. 동측은 보존 수목들 사이에 배치돼, 생태 환경을 최대한 보존하며 시민들이 수목 사이를 거닐 수 있는 우듬지길을 제공한다. 이 새로운 공중 구조물은 그리드 형태의 현황 구조물들을 고려, 합리적인 형태로 배치됐다.

사운드 스케이프는 내년 2월 착공해 2027년 완공될 예정이다. 3년 뒤 서울시민들은 노들섬의 또 다른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노들섬 위에 떠 있는 이 특별한 공간이 시민들이 꿈꾸는 일탈과 일상의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

 

조용준 CA조경기술사사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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