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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할 따름” 천년 고도 ‘들썩’…“과정 설명을” 제주·인천 ‘침울’

입력 : 2024-06-21 06:00:00 수정 : 2024-06-21 01:2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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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개최 사실상 확정

소식 들은 시민들 ‘흥분의 도가니’
市는 “공식 발표 후 입장” 말 아껴

“신라 천년의 역사를 담은 ‘왕의 도시’ 경주에서 정상회의가 열리게 돼 감사할 따름입니다.”

 

내년에 개최될 제33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 개최지로 경북 경주시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시민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2023년 3월 출범된 경주유치 범시민추진위원회 출범식 모습. 경주시 제공

20일 오후 외교부가 개최도시선정위원회 제4차 회의를 열고 에이펙 준비위에 경주시를 2025년 개최 도시로 건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경주의 밤은 달아올랐다.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27일 외교부의 공식 발표를 앞두고 선정위가 다수결로 경주를 선택한 것에 감사하고 환영한다”며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에이펙 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온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경주시 관계자도 “경주시는 세계 정상들과 수행원들이 사용할 숙박시설이 충분하다”며 준비 상황을 강조했다.

 

경주시에 따르면 에이펙 정상회의를 개최할 주회의장인 화백 컨벤션센터는 반경 3㎞ 이내에 특급호텔 등 숙박시설 103곳(객실 4463실)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각국 정부 대표단의 수요 대비 157%에 해당한다. 또 주회의장 주변 5성급 호텔은 세계 정상들이 사용할 수 있는 스위트룸 10개와 비서진·수행원들이 사용할 객실 223실을 갖췄다.

 

경주시는 에이펙 회의 기간 숙박시설 외에 보문단지의 다양한 편의시설을 제공하고, 특정 국가의 종교활동을 위해 독립된 종교관도 운영할 방침이다.

 

다만, 경주시 관계자는 “에이펙 개최 도시로 선정 건의된 건 기뻐할 일”이라면서도 “개최지 공식 발표가 27일로 예정돼 있어 추후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며 말을 아꼈다.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가 경상북도 경주시로 사실상 결정됐다. 20일 외교부에 따르면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선정위원회는 이날 4차 회의(사진)에서 경주를 내년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로 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에 건의하기로 의결했다. 외교부 제공

선정위는 내년 에이펙 장관회의 및 고위관리회의(SOM) 등 주요 회의를 이번에 선정되지 않은 인천과 제주에 분산 개최하는 방안을 준비위에 건의할 것이라고 했으나 두 지역은 초상집 분위기다.

 

2004년 유치전에서 부산에 밀리며 고배를 마셨던 제주는 재도전에서 다시 탈락하자 허탈한 분위기를 드러냈다. 도청에 걸린 에이펙 제주 유치 홍보 깃발과 홍보판은 탈락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철거됐다. 제주도 관계자는 “대규모 국제회의 인프라·숙박·경호 여건 등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고 자부했는데 선정 과정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앞서 제주에 있던 재외동포재단이 재외동포청을 따라 수도권으로 간 데다 관광청 신설과 제2공항 조속 추진 등 정부 공약이 이뤄지지 않아 ‘제주 홀대론’마저 나오고 있다.

 

인천시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시 관계자는 “경주시의 경우 외교부가 공개한 에이펙 공모 요건에도 맞지 않아 사실상 후보도시 자격이 없는 도시였는데도 선정됐다”며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경주 개최 소식은 경주에 지역구를 둔 김석기 의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부가 경주로 결정해 곧 발표한다고 들었다”는 글을 올리며 널리 퍼졌다. 일부 지역일간지가 개최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가 글을 내리는 등 혼선을 빚었다.


경주·제주·인천=이영균·임성준·강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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