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는 정말 잔인하다.”
크로아티아 축구를 이끈 천재 미드필더의 마지막 유로는 이대로 마무리될까.
루카 모드리치가 경기 후 눈물을 쏟아냈다. 크로아티아가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4) 조별리그 자력 통과가 불가능해지면서다. 유로 역대 최고령 골 기록을 세웠지만 결정적인 기회였던 페널티킥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1985년생인 모드리치는 아직 은퇴하지 않고 크로아티아를 위해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크로아티아는 25일 독일 라이프치히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2024 조별리그 B조 최종 3차전에서 1-1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앞서 알바니아를 잡고 스페인에게는 졌던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는 1승1무1패로 승점 4점을 기록해 조 2위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반면 무승부를 기록한 크로아티아는 2무1패로 조 3위에 그쳤고 16강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같은 조 스페인은 3승을 거두며 조 1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이번 유로에선 6개 조 1, 2위팀이 16상에 오르고 3위 팀 가운데 성적 상위 4개 팀도 본선 토너먼트에 나서게 된다. 크로아티아는 다른 조 3위 팀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준우승, 2022 카타르 월드컵 3위 팀인 크로아티아는 유로에선 8강 진출이 최고 성적이다. 지난 2개 대회에선 16강까지 올랐으나 이번엔 조별리그도 넘지 못했다.
크로아티아는 후반 9분 페널티킥 기회를 얻었다. 키커로는 모드리치가 등장했다. 하지만 모드리치의 슛은 이탈리아 잔루이지 돈마룸마 골키퍼에게 막혔다. 심리적인 위축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백전노장 모드리치는 실축을 만회하는 득점포를 가동했고, 크로아티아는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이 골은 모드리치가 38세289일째 넣은 유로 역대 최고령 득점이다. 앞선 기록은 이비카 바스티치(오스트리아)가 세운 38세 257일이었다.
전후반 45분이 지나고 후반 추가시간은 8분이 주어졌다. 이탈리아는 이 가운데 7분이 지나도록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이때 마티아 자카니의 동점 골이 터졌다.
모드리치는 경기 후 눈물을 흘렸다. 모드리치는 “스트레스가 많았지만 우린 경기 내내 사자처럼 계속 싸웠다”고 말했다. 이어 “축구는 정말 잔인하다”며 “축구가 많은 행복을 가져다 주지만 때론 이렇게 슬프게 만들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은퇴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 모드리치는 “나는 영원히 경기에 뛰고 싶지만 언젠가 축구화를 걸어둬야 하는 날이 올 것”이라며 “하지만 나는 계속 뛸 것이고 이어 갈 것이다. 은퇴가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함께 지켜보자”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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