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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우리 어디가?”… 서울살이 더 힘들어진다

입력 : 2024-06-25 10:27:09 수정 : 2024-06-25 10:2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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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대팰’ 34평, 지난달 34억3500만원 신고가 거래
박원갑 전문위원 “수요자들이 내집마련 나선결과”
지난달 서울 서대문구 부동산 중개업소에 게시된 주변 아파트 매물 안내문. 연합뉴스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김모씨(44)는 경기도 고양시로 이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올해 12월 전세만기가 도래하는 김씨는 만기일에 맞춰 이동할 계획이다. 초등학생 자녀 1명을 키우고 있는 김씨는 아이가 다닐 학교도 알아보고 있다.

 

잠시나마 안정됐던 서울 아파트 집값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25일 국토교통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지난해 5월 20일부터 57주째 상승 중이고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11주째 상승 중이다.

 

전세가가 높아지다 보니 임대인들은 전세 만기에 전세가를 올리고 있고 이를 버티지 못하는 임차인들은 이사를 하는 선택을 한다. 아울러 전세가가 높아지다 보니 아파트 매수를 고려하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수요로 전세가 상승이 매매가를 들어 올리는 형국이다.

 

아파트 전세가가 높아진 것은 최근 몇 년 사이 불거진 ‘빌라 전세사기’ 영향으로 보인다. 빌라 전세 수요가 아파트 전세 수요로 옮겨간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서울 아파트 공급은 수요 대비 못 미치는 수준이다. 25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부동산 지인에 따르면 올해 기준 서울아파트 수요량은 4만8112세대인 것에 비해 공급량은 3만5732세대로 74% 수준이다. 나아가 내년에는 공급량이 55%, 내후년에는 9% 수준으로 쪼그라든다.

 

이러한 이유로 서울 인구는 점점 줄고 대체 수요지인 경기도와 인천으로 인구가 이동하고 있다. 이날 부동산 정보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인구가 가장 많이 가는 지역은 양주시, 남양주시, 인천 서구, 파주시, 고양시 등으로 나타났다.

 

서울 집값이 상승했던 이유는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정부의 규제 완화 대책도 한몫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신생아 특례대출’이다. 무주택자들에게 1~2%대 초저금리로 주택담보대출 정책을 편 것이다. 이 때문에 우스갯소리로 ‘집 사려고 아기 낳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지난 4월 남산타워에서 본 서울 한강변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이날 서울 주요 아파트 국민평수(전용84㎡) 기준 신고가를 경신한 것이 상당하고 그들만의 리그가 펼쳐지는 강남권은 30억원에, 마·용·성 주요 아파트 매매가는 20억원을 훌쩍 넘은 지 오래다.

 

‘래대팰’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2015년식·1608세대) 34평은 지난달 30일 34억3500만원에, 서울 서초구 반포래미안아이파크(2018년식·829세대) 34평은 31억2000만원에 신고가를 찍었다.

 

서울 마포구 e편한세상마포리버파크(2016년식·547세대) 34평은 지난 4월 13일 20억5000만원에, 마포프레스티지자이(2021년식·1694세대) 34평은 지난 4월 23일 20억원에 거래됐다.

 

KB 박원갑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올 1월부터 아파트 값은 다시 오름세를 타고 있다”라며 “대출금리 하락, 전세 가격 상승, 분양가 인플레이션, 공급 절벽에 대한 우려 등으로 일부 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에 나선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박 위원은 “부동산시장이 갈수록 분화하고 있는 만큼 전국 산술적 평균치만 보고 판단해선 안 된다”라며 “부동산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선 지역과 상품을 세밀하게 조사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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