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과 장애인에 반찬 만들어 주는 따뜻한 삶 살아
난치성 희소병을 앓으면서도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앞장서는 삶을 살아온 박정희(56) 씨가 뇌사 장기 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2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5일 울산 동강병원에서 뇌사 상태의 박 씨가 심장, 폐장, 신장(좌·우)을 기증하며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박 씨는 지난 3일 새벽 집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급히 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되었다.
박 씨는 지난 2019년 뇌경색으로 수술을 받고 치료를 받았고, 2023년 10월 뇌출혈이 다시 발생해 진단을 받아보고 모야모야병인 것을 알게 됐다.
가족은 생전에 생명 나눔에 동참하고 싶어 했던 기증자의 뜻에 따라 기증에 동의했다.
전남 순천에서 2남 3녀 중 장녀로 태어난 박씨는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으로 젊어서는 직장생활을 하다 결혼 후 1남 1녀의 자녀를 보살핀 가정주부로 자상한 아내이자 어머니였다.
또한 성실한 기독교인으로 성경 읽는 것을 좋아했으며, 주말에는 홀로 사는 노인과 장애인을 위해 무료 반찬을 만들어 드리는 봉사 활동을 하며 늘 어려운 사람을 돕는 데 앞장섰다.
박 씨의 아들 박진홍 씨는 “엄마,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항상 사랑했고, 언제나 밝은 모습으로 대해줘서 너무나 고마웠어요. 엄마가 가르쳐 준 대로 좋은 일 많이 하고, 잘 지낼게요. 하늘에서 건강히 잘 지내세요. 사랑해요. 엄마”라고 하늘에 편지를 썼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어렵고 힘든 이웃을 도우며 살아오신 기증자와 숭고한 생명나눔의 뜻을 함께해주신 유가족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며 “삶의 끝에서 다른 생명을 살리고 떠난 기증자의 아름다운 모습이 사회를 따뜻하고 환하게 밝힐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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