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1㎝ 내밀면 목뼈에 2∼3㎏ 하중
어깨·목 풀어주는 스트레칭 자주 해야
가방 무게, 몸무게의 10% 넘기지 말고
책상에 엎드려 잘 땐 쿠션 등 사용을
40대 회사원 한모씨는 지난해 목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옆을 쳐다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한 통증을 겪은 후로는 관리를 잘하고 있다고 자신했지만 최근 또다시 목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한씨는 “주변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다들 일자목·목디스크 치료를 연례행사처럼 받고 있었다”며 “관리를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어떤 점을 잘못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7개의 경추로 이뤄진 목뼈는 약 5㎏에 달하는 머리의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C자형 곡선으로 되어 있다. 앉거나 서 있을 때 머리의 무게가 C자 형태인 목뼈의 중심을 지나게 되어 목뼈로 가는 부담이 줄어든다. 그러나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일상인 현대인들은 목을 내미는 자세를 자주 취하면서 C자형 곡선이 사라지면서 점차 일자목으로 변형된다. 일자목이 되면 목의 주변 근육까지 긴장하게 돼 목의 움직임을 제한하고, 목 주변의 근육과 신경을 압박해 목 통증은 물론 어깨결림, 손 저림, 만성 두통 등으로 고통받게 된다. 이렇게 목뼈에 걸리는 부담이 늘어나면 목디스크(경추 추간판탈출증)의 위험도 커진다.
목동힘찬병원 김주현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일상 속에서 목 관절에 부담을 주는 행동을 자세히 짚어본다.
◆잦은 스마트폰 사용
최근 목 건강을 해치는 가장 큰 주범은 스마트폰 사용이다. 도로 위에서나,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대부분의 사람이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져 있다. 한결같이 목을 깊이 숙이고 보는데, 심지어 걸으면서도 스마트폰을 보는 경우가 많아 ‘스몸비’(스마트폰 좀비)라는 말까지 나온 상황이다. 이는 목뼈와 주변 근육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목뼈와 주변 근육은 아래로 기울어진 머리를 지탱하기 위해 바짝 긴장하게 된다.
목 건강을 위해서는 걷는 자세에 집중해야 한다. 시선은 30m 앞에 두고, 누군가 정수리를 위해서 당긴다는 느낌으로 상체를 곧게 세운 채 가슴을 펴고 어깨 힘을 빼며 걷는 것이 좋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스마트폰을 보더라도 중간중간 목을 좌우로 돌리거나 뒤로 젖히는 등 스트레칭을 해야 도움이 된다.
◆낮은 눈높이 장시간 노트북 사용
노트북은 대부분 시선보다 낮은 곳에 위치하다 보니 화면을 보기 위해 자연스럽게 머리를 앞으로 내민 상태를 장시간 유지하게 된다. 그러나 머리를 1㎝ 앞으로 내밀 때마다 목뼈에는 2~3㎏의 하중이 더해지는 만큼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거치대를 활용해서 되도록 노트북의 높이를 눈과 맞춰주는 것이 좋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노트북을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목과 어깨의 긴장을 높이기 때문이다. 자주 쉬어가며 어깨와 목 주변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해줘야 한다. 귀가 어깨에 닿는 느낌으로 머리를 손으로 가볍게 누르는 동작을 좌우 번갈아 실시하며, 손바닥을 붙여 엄지손가락으로 턱을 밀어올려 하늘을 보는 동작 등이 도움이 된다.
◆일자목 피하려 한 행동이 ‘독’
최근에는 노트북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용품들을 쓰는 경우가 많아졌다. 문제는 노트북, 노트북 거치대, 키보드, 마우스, 충전기에 책, 텀블러 등 이것저것 많이 넣다 보면 가방의 무게가 늘어난다는 점이다. 가방이 무거워지면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고개는 앞으로, 가방의 무게는 뒤로 쏠리면서 목에도 압박이 가해진다. 김주현 원장은 “가방의 무게는 몸무게의 10%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 경우 꼭 필요한 물건만 챙겨 가방의 무게를 최대한 가볍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 백팩은 가방끈을 짧게 해 등에 밀착시키고, 가방이 허리보다 위에 있도록 해야 목과 어깨의 부담을 줄여준다. 가방끈은 넓고 어깨 패드가 들어있는 것이 좋다.
◆새우잠, 엎드려 자는 쪽잠
잘못된 수면 자세도 목디스크 악화 요인이 된다. 흔한 수면 자세 중 하나가 옆으로 누워 웅크린 자세다. 흔히 ‘새우잠’이라고 불리는 자세인데, 잠을 잘 경우 베개가 목을 받쳐주지 못해 목 주변 근육이 밤새 긴장을 하게 된다. 이때는 어깨와 목 사이만큼 베개를 높여 베는 것이 좋다.
김주현 원장은 “좋은 수면 자세는 적당한 높이의 베개를 베고 똑바로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자는 것”이라며 “베개 높이가 너무 높거나 낮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푹신한 베개보다 자신의 목 높이와 척추의 균형을 유지할 정도로 단단한 베개를 베야 한다”고 권했다.
학생들의 경우라면 엎드린 자세도 목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책상에 엎드려 있으면 누운 자세보다 2배가량의 힘이 목에 가해진다. 엎드려 자더라도 상체가 크게 굽혀지지 않아야 좋은 만큼 쿠션 등을 사용해 얼굴과 목을 받쳐 목이 받는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
◆소파 팔걸이를 베고 누워 TV 보기
‘소파 휴식’ 역시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소파에 누워 TV를 볼 때는 팔걸이를 베고 눕거나 몸은 반듯한 상태에서 고개만 돌려보는 경우가 많은데 높은 쿠션과 딱딱한 쿠션은 목이 옆으로 구부러져 목뼈에 무리를 준다. 옆으로 누웠을 때는 어깨높이를 고려해 10~15cm 높이의 베개가 적당하다.
TV를 시선과 평행되는 곳에 설치하고 바르게 앉아서 발바닥을 바닥에 닿고 앉는 것이 가장 좋다. 여의치 않다면 팔걸이 없는 의자(스툴)에 발을 올려놓는 것이 좋다.
◆패션보다는 건강부터
최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들의 패션 아이템인 무선 헤드폰도 장시간 착용 시 좋지 않다. 보통 300~600g의 헤드폰이나 헤드셋은 목이 받는 하중이 평소보다 높아지고 무게 중심도 앞으로 쏠리게 된다. 이 경우 목이 머리의 하중을 제대로 분산시키지 못해 목 근육과 힘줄에 긴장 상태가 이어진다. 1시간에 한 번씩은 헤드셋을 벗고 목을 앞뒤 좌우로 스트레칭하고 어깨를 움직여주는 등 긴장으로 뻣뻣해진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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