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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저명 평론가가 뽑은 여성 지휘자 1위 김은선… 2년 만의 서울시향 무대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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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7-01 11:13:06 수정 : 2024-07-01 11: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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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일 롯데콘서트홀서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3번, 피아노 협주곡 3번 연주
영국 거장 피아니스트 스티븐 허프 협연
임윤찬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 당시 심사위원 허프 “임윤찬이 리스트 곡 연주할 때 내면 카리스마 느껴져”

미국 명문 샌프란시스코 오페라(SFO) 100년 역사상 최초 여성·동양인 음악감독인 김은선과 영국 출신 거장 피아니스트 스티븐 허프가 라흐마니노프의 음악 세계를 펼쳐보이는 무대가 마련된다.  

 

지휘자 김은선. 서울시향 제공

서울시립교향악단은 10~11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2024 서울시향 김은선과 스티븐 허프’를 선보인다고 1일 밝혔다. 국내 관객이 좋아하는 라흐마니노프 작품(교향곡 3번·피아노협주곡 3번)을 들려준다. 특히 김은선의 경우 지난 4월 아시아 여성 최초로 세계적 명문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객원지휘한 데 이어 영국의 저명 음악평론가 노먼 레브레히트(76)가 최근 매긴 세게 여성 지휘자 순위에서 1위에 올라 이번 내한 무대가 더욱 기대된다. 

 

레브레히트가 운영하는 클래식음악 뉴스 사이트 ‘슬립드 디스크(Slipped Disc)’에 따르면, 지난달 3년 만에 다시 매긴 여성 지휘자 순위에서 3년 전 21위에 머물렀던 김은선이 1위로 껑충 뛰었다. 2021년 8월 SFO 음악감독 취임 후 베를린 필 등 주요 교향악단에서 초청하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지휘자 김은선. 서울시향 제공

2위(3년 전 3위)는 2005년 여성으로선 최초로 빈 필하모닉을 지휘한 바 있는 호주 태생의 시드니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시몬 영이다. 3위(1위)는 이탈리아 볼로냐 시립극장 최초 여성 음악감독과 독일 바이로이트 축제 최초 여성 지휘자로 유명한 우크라이나 출신 옥사나 리니우다. 4위(9위)는 독일의 요아나 말비츠(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수석 지휘자)로 2020년 잘츠부르크 축제 첫 여성 오페라 지휘자였다. 5위(2위)는 프랑스 태생의 나탈리 슈투츠만 미국 애틀랜타 심포니 예술감독이다. 

 

2년 만에 서울시향과 함께하는 김은선은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3번은 라흐마니노프 특유의 열정적이고 낭만적인 선율뿐만 아니라 작곡 형식에서도 느린 중간 악장에 스케르초를 접목하거나 오케스트레이션에도 변화를 주는 등 작곡가로서의 역량을 최고로 보여 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피아니스트 스티븐 허프. 서울시향 제공

현대음악 작곡가와 작가로도 유명한 스티븐 허프가 이번에 연주할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은 일명 ‘악마의 협주곡’으로 불릴 만큼 고난도 작품이다. 연주 시간만 40여 분에 달하고, 짙은 애수의 선율로 시작해 서정적이면서도 격정적인 선율로 화려하게 마무리하면서 라흐마니노프 특유의 낭만주의 서사를 보여준다. 임윤찬이 2022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할 때 연주했던 곡이기도 하다. 마침 당시 심사위원 중 한 명이 허프다. 허프는 콩쿠르 참가자들이 현대음악 필수곡으로 연주했던 ‘팡파레 토카타’도 작곡했는데, 임윤찬이 허프의 곡을 가장 잘 연주한 사람에게 주는 현대음악상을 받았다.

 

그는 그해 9월 음악과 예술, 종교, 삶에 대한 사색과 단상을 엮은 에세이집 ‘한 번 더 피아노 앞으로’(원제 ‘Rough Ideas’) 출간을 기념한 서면 인터뷰에서 임윤찬을 극찬한 바 있다. “1라운드부터 윤찬 군의 연주가 너무 좋았고, 항상 결선에 진출하기를 바랐다. 윤찬 군이 준결선에서 리스트를 연주했을 때 그가 진정으로 초월적인 경지에 도달했다고 느꼈다. 빠른 손가락의 영특함보다는 (많은 사람이 그렇게 할 수 있다) 그가 리스트의 수사학, 시야, 성격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그건 속도가 아니라 일종의 내면의 카리스마다”라고.

 

피아니스트 스티븐 허프. 서울시향 제공

그러면서 애정어린 조언을 했다. “(젊은 피아니스트들에게) 가장 큰 위험은 그 나이대의 누군가가 탈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건 여러 번 일어난 일이다. 심지어 리스트도 너무 많이 일했기 때문에 콘서트를 떠나야 했다. 반 클라이번 자신도 비슷한 운명을 겪었다. 윤찬 군이 그가 찾고 싶은 것들을 발견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있다고 느끼길 바란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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