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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제표 읽는 챗GPT, 애널리스트 예측률 제쳤다 [뉴스 투데이]

입력 : 2024-07-02 06:00:00 수정 : 2024-07-02 02:3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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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구팀, 15만건 AI 분석 결과
실적 정확도 60%… 인간은 53%
“종전 AI보다 투자 수익도 높아”
로보어드바이저 개발 탄력 전망

증권가, 보고서 작성 등 AI 보편화
국민 절반 AI 써… 영역 확장 가속

‘인공지능(AI)이 투자하면 인간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까.’

국민 2명 중 1명이 AI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는 시대, ‘매우 똑똑할 것’으로 예상되는 AI가 추천한 종목이라면 일단 믿음이 갈 것 같은 요즈음 누구나 이런 물음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 같다.

주식투자를 비롯해 각종 재테크에 AI를 활용할 경우 애널리스트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1일 전해지면서 향후 투자용 AI, 로보어드바이저 개발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거대 정보와 생산성, 창의성을 겸비한 AI가 고도화를 거듭하면서 그 영역을 점차 확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AI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대 경영대학원의 발레리 니콜라예프(회계학) 교수는 최근 발표한 논문 ‘거대언어모델(LLM)을 통한 재무제표 분석’에서 오픈AI의 챗GPT가 기업 재무제표를 분석해 애널리스트보다 더 정확히 미래 실적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니콜라예프 교수팀은 기업 1만5401개 기업의 최근 수십년간 재무제표 15만여건을 입수해 업체 이름과 연도를 알 수 없도록 익명화 처리했다. 이를 챗GPT의 대표 LLM인 GPT-4에 넣고, 정교한 지시문(프롬프트)을 써서 3단계에 걸쳐 재무제표를 분석하고 미래 실적 방향을 예측하라고 시켰다. 가령 ‘최근 3년 동안 회사 매출이 꾸준히 올랐다’, ‘영업 마진율이 25%로 개선 추세다’, ‘매출이 성장하고 영업 비용을 잘 관리해 실적이 계속 좋아질 것 같다’ 식의 순서로 AI가 결론을 도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AI가 내놓은 실적 예측이 맞았는지, 아닌지를 집계한 결과 정확도가 무려 60.35%로 나타났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실적발표 1개월 뒤에 내놓은 미래 실적 평균 예측의 정확도인 52.71%를 훨씬 앞지르는 수치였다. 세부적으로 AI의 정확도는 인간 애널리스트들의 3개월 뒤 예측(55.95%)과 6개월 뒤 예측(56.68%)보다도 좋았다.

재무제표 분석은 매출, 마진, 비용 등 데이터를 읽고 회사의 수익 창출 동력을 진단해야 하기 때문에 AI가 하기 어려운 분야로 꼽혔다. 하지만 이번 논문에서 보듯 애널리스트보다 AI가 정확한 실적 예측을 하면서 향후 로보어드바이저 개발에도 활력을 띨 것으로 보인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인간의 간섭을 가능한 최소한으로 해 금융 서비스나 투자 관리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투자 자문역의 일종이다.

니콜라예프 교수팀은 “챗GPT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투자 전략을 짜 시뮬레이션한 결과, 종전 AI 모델보다 훨씬 더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실험은 이미 숙성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증권가 리서치 업무와 생태계 보전 등 우리 생활 곳곳에서 AI가 서서히 그 적용 반경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실제 국내 증권가에선 AI 이용이 보편화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5월부터 자체 개발한 AI가 초안을 만들면 자사 애널리스트의 감수를 거쳐 발간하는 종목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애플, 스타벅스, 엑손모빌 등에 대한 분기 실적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자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인 한국투자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고객에게 맞는 로보어드바이저 랩(WRAP) 상품을 추천해주고 있다. 고객이 직접 입력한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AI가 약 1억3000만번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가장 적합한 순서로 로보어드바이저가 운용하는 랩 상품을 추천하고 투자로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SK하이닉스는 조금 다른 경우다. 이 회사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차원에서 생물 다양성 보전에 AI 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7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아카디아에서 ‘넥스트쉬프트 생물다양성 포럼’을 열고 국내에 서식하는 6만여종의 생물에 대한 빅데이터를 AI 기술에 접목해 생태계를 모니터링하고 관련 연구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점점 높아지는 한국의 AI 확장성은 앞으로 더욱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저변이 넓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3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의 AI 서비스 사용률은 50.8%에 달했다. 국민 2명 중 1명이 AI를 활용하고 있는 만큼 그 숙련도나 창의성의 수준이 향후 높아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의미다.


김건호·이도형·이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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