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임명장 쓰는 필경사’ 6년 만에 탄생

해마다 약 4000∼7000장 작성
경쟁률 56대1 뚫고 역대 5번째

대통령 명의의 임명장을 붓글씨로 쓰고 대한민국 국새를 날인하는 공무원 ‘필경사’(筆耕士) 합격자가 나왔다.

지난해 퇴직한 제3대 필경사인 김이중 사무관이 임명장을 쓰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1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인사처 홈페이지에 필경사(전문경력관 나군) 최종 합격자 1명이 공고됐다. 56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이 합격자가 4일까지 등록을 마치고, 신원 조회와 신체검사에 문제가 없으면 제5대 필경사로 공식 임용된다. 2018년 11월 제4대 필경사 김동훈 주무관 선발 이후 약 6년 만이다.

앞서 3대 필경사였던 김이중 사무관이 지난해 초 개인 사유로 퇴직한 후 인사처는 후임자 선발에 나섰다. 같은 해 2월 모집 공고를 냈으나 적격자를 찾지 못해 선발을 보류했다. 이후 지난 5월 새롭게 공고를 내 적임자를 찾았다.

필경사는 대통령 명의 임명장 작성, 대통령 직인·국새 날인, 임명장 작성 기록 대장 관리시스템 운영·관리, 정부 인사 기록 유지·관리, 임명장 수여식 행사 관리 등 업무를 한다. 1962년 보직이 생긴 이후 단 4명밖에 없을 정도로 가장 희귀한 공무원 직군으로 꼽힌다.

5급 이상 공무원의 임명장을 직접 손으로 쓰는 필경사는 통상 1년에 약 4000∼7000장의 임명장을 작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경사가 되기 위해선 임용 예정 직위와 동일하거나 이에 상당하는 직위에서 2년 이상 근무한 공무원 경력, 또는 관련 직무 분야에서 3년 이상 연구나 근무한 민간 경력이 있어야 한다. 혹은 미술이나 서예 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거나 관련 분야 학사 취득 후 2년 이상 관련 분야에서 근무 또는 연구한 경력자 등이어야 한다.

서류 전형을 통과하면 한글 서체, 글자 배열, 완성도 등 임명장을 작성하는 실기 역량 평가를 받는다.

구윤모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