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을 위한 레시피를 전문으로 하는 영국 요리사 잭 먼로는 2022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후 저가 브랜드 식료품 가격이 더 빨리 오른다는 주장을 폈다. 이른바 값싼 물건의 가격이 더 많이 오른다는 ‘칩플레이션’(Cheapflation)이다. 먼로의 주장은 반박에 부닥쳤고, 영국 통계청도 이 주장의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팬데믹 후 미국, 영국 등 주요 9개국의 식료품 가격 상승률을 분석한 지난주 전미경제연구소(NBER) 보고서를 근거로 칩플레이션이 사실이라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가격대 상위 25%와 하위 25%인 식료품을 대상으로 2020년 1월부터 2024년 5월 사이 누적 상승률을 조사했는데 저가 브랜드가 고가 브랜드에 비해 평균 1.3∼1.9배 빠르게 올랐다.
미국은 이 기간 저가 식료품 가격이 30% 올랐는데 고가 브랜드의 가격은 22% 상승해 8%포인트 차이가 났다. 영국은 저가, 고가 식료품의 물가 상승률 차가 6%포인트였으며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는 14%포인트였다. 보고서는 저가 브랜드의 경우 가격 인상 요인을 흡수할 여지가 없어 바로 반영되고, 소비자의 실질소득 감소로 더 많은 수요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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