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새벽 2시42분 충남 논산시 강경읍 일대. 한때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이날 청각장애 주민들은 빗소리를 듣지 못한 채 깊은 잠에 들었다. 빗물이 성인 허리높이까지 들어차면서 마을 주민들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상황이었다. 미쳐 빠져나오지 못한 청각장애인은 구조가 됐을까.
새벽 기습폭우로 광범위한 침수 피해를 보았던 충남 논산시 강경읍 일대에서 고립된 주민을 경찰이 구조한 사실이 알려졌다.
충남경찰청은 논산경찰서 강경지구대 직원들이 채산 5리 주민 30여명을 대피시켰다고 15일 밝혔다. 강경지구대는 지난 10일 오전 2시 42분쯤 ‘마을에 물이 차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급히 채산5리로 출동했다. 당시 마을은 이미 성인 허리높이까지 들어찬 빗물로 주택 곳곳이 침수 됐다. 경찰은 각 가구를 돌며 위급한 상황을 알린 뒤, 주민 30명을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시켰다.
인기척이 없는 주택에 대해서도 사다리를 이용해 담을 넘어 내부를 수색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잠을 자고 있던 A(70대)씨와 청각장애를 앓아 빗소리를 듣기 어려웠던 B(80대)씨를 각각 업고 현장에서 빠져 나왔다.
한때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던 논산시의 누적 강수량은 지난 6일 오후 9시부터 10일 오후 5시까지 420mm에 달했다. 강경읍은 일부 저지대 주택과 상가, 도로, 농경지가 광범위하게 침수 돼 큰 피해를 입었다.
심헌규 논산경찰서장은 “매년 여름철 집중호우 시 별도 신고 없이도 침수 우려 지역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며 “평소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국민의 평온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집중호우 피해가 컸던 충남 논산시와 전북 완주군, 경북 영양군 입암면 등 5개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이날 선포했다.
이들 지역은 지난주 중·남부 지역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대규모 인명·재산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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