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심장병 앓던 필리핀 소년, JYP·세브란스 통해 일상 되찾아

세브란스병원서 지난 1일 심장 수술
JYP 엔터 기부금으로 수술비 전액 지원

선천성 심장병을 앓던 필리핀 소년이 국내 의료진의 치료를 받고 일상을 회복했다. 

16일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세브란스병원 신유림 심장혈관외과 교수는 태어날 때부터 ‘팔로 네 증후군’(Tetralogy of Fallot)으로 일상에 어려움을 겪던 7살의 필리핀 소년 킴(Kim Abibg Rosello)의 심장 수술을 지난 1일 성공적으로 마쳤다.

박진용 세브란스병원 의료선교센터 소장이 국내서 수술을 받은 필리핀 소년 킴에게 선물을 주고 격려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팔로 네 증후군은 심장 내 두 개의 심실 사이에 큰 결손이 있으면서 심장에서 폐로 연결된 폐동맥에 협착(좁아진 상태)이 동반된 질환이다. 혈류가 폐로 정상 공급되지 못하면서 혈액 내 산소가 부족한 청색증이 생기고, 약간의 활동에도 청색증이 악화한다. 정상적인 신체 활동이 어렵고, 심하면 심정지나 뇌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이때문에 킴은 친구들과 놀다가도 심장에 혈액을 보내기 위해 본능적으로쭈그려 앉아 몸을 웅크리곤 했다. 얼굴과 입술 등이 파래지는 청색증 증세도 보였다.

킴은 필리핀 현지의 열악한 의료환경과 경제적 형편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다가 연세대 의과대학 출신의 선교사가 의료선교봉사에서 킴을 진료한 것을 계기로 세브란스병원과 연결됐다. 세브란스병원은 킴을 ‘글로벌 세브란스 글로벌 채리티’ 프로그램 대상자로 선정하고 한국으로 초청했다. 세브란스 글로벌 채리티는 의료 취약국 환자들을 국내로 초청해 치료하는 프로그램으로 세브란스병원은 2011년부터 활동을 이어왔다.

신유림 심장혈관외과 교수는 킴의 심장에 있던 심실중격결손을 막고 폐 혈액 순환을 위해 심장에서 폐로 가는 혈관을 확장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이후 기존에 50-70%였던 킴의 혈중 산소 포화도는 99%로 올랐다. 수술을 마치고 하루만에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겼을 정도로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회복도 빨랐다.

선천성 심장질환 ‘팔로 네 증후군’을 앓던 필리핀 소년 킴의 수술을 집도한 신유림 교수(맨 왼쪽)가 환아의 치료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신유림 교수는 “수술을 잘 견뎌주고 이제는 밝은 얼굴로 장난을 치는 킴에게 고마운 마음”이라며 “앞으로도 세브란스병원의 글로벌 세브란스 글로벌 채리티를 통해 더 많은 해외 환아들을 치료할 수 있길 기대한다”라고 했다.

이번 킴의 수술 비용은 전액은 JYP엔터테인먼트가 후원했다. 앞서 4월 JYP엔터테인먼트는 국내외 취약계층 소아·청소년 환자 치료에 써달라며 연세의료원에 5억원을 기부한 바 있다.

정진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