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광 출신 유학자이자 의병장으로 정유재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가 유학을 전파해 ‘일본 주자학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강항 선생의 편액 기증식이 열린다.
17일 영광군에 따르면 올 5월 국내로 이송된 강항 선생의 종오소호(從吾所好) 편액 기증식이 이날 오후 3시 영광군 불갑면에 소재한 내산서원에서 열린다.
종오소호 편액은 일본 이즈에 거주하는 전(前) 강항 선생 일본연구회장인 무라카미 츠네오씨가 보유하던 것으로, 5월 이낙연 전 국무총리에게 전달해 국내로 돌아왔다.
논어 술이편에서 유래한 종오소호는 부를 얻을 수 있다면 말을 모는 하찮은 일이라도 하나, 그렇지 못하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좇을 것이라는 공자의 뜻을 담고 있다.
편액은 강항 선생이 1618년 작고할 때까지 영광에서 기거하며 지인에게 써 준 것이다. 편액을 받은 이의 문중에서 1950년까지 보관하다가 사당이 훼손되면서 일본으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강항 선생은 임진왜란이 한창이던 1593년 문과에 급제, 관직을 맡아 정유재란이 발발하자 고향 영광에서 의병을 일으켰으나 일본군에 붙잡혀 일본으로 압송된다. 강항 일가는 오즈를 거쳐 수도였던 교토까지 옮겨지면서 1600년까지 현지 승려와 지식인들을 통해 조선 유학을 전수했다.
오즈시에 세워진 강항 현창비에는 ‘일본 주자학의 아버지, 유학자 강항’이라고 새겨질 만큼 추앙받는 인물이다.
이 전 총리와 무라카미씨는 2001년 강항 선생의 고향인 영광 강항 심포지엄에서 만난 뒤 인연을 이어왔다.
오즈 시청 공무원이던 무라카미씨는 강항 연구에 집중하려 중도 퇴직한 인물로 2022년 이 전 총리가 미국으로 유학갔을 때부터 편액을 돌려주고자 그를 일본으로 초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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