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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염전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잊힌 ‘부산 소금’을 찾아 떠나는 기획전 눈길

입력 : 2024-07-18 10:47:44 수정 : 2024-07-18 10:4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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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사라진 부산 염전에서 생산된 ‘전통 자염(煮鹽)’의 생산과정과 소금밭을 일구고 살았던 염부들의 생활문화를 살펴보는 전시회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부산시 해양자연사박물관은 19일부터 2025년 4월 13일까지 부산어촌민속관에서 2024년 테마기획전 ‘부산, 짠 내가 그리워지면’을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소금’을 주제로 부산 염전과 소금 문화를 둘러싼 짜디짠 서사를 담은 테마전으로, 부산의 역사와 해양 유산을 시민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사라진 소금밭이 남긴 이야기를 찾아 부산 소금 생산과 생활문화 및 옛 풍속 등을 살펴보며 부산의 잊힌 역사와 소금이 가져다준 다양한 생활 문화적 의미를 되돌아보고, 부산만의 정체성을 느껴볼 수 있도록 꾸몄다. 특히 국립해양유산연구소에서 대여한 수차(무자위)와 소금 바구니 등 각종 제염 도구를 비롯한 관련 기록과 풍속화, 영상 등 60여 점을 새롭게 선보인다.

2025년 4월 13일까지 부산어촌민속관에서 열리는 2024년 테마기획전 ‘부산, 짠 내가 그리워지면’ 포스터. 부산시 제공

1960년대까지만 해도 부산 강서구 명지·녹산동(1978년 명지면이 부산시로 편입됐다. 당시 행정구역은 경남 김해군 명지면)에 염전이 성행했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소금은 전라도 지방의 천일염과는 달리 불을 때서 만드는 ‘자염’으로,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오던 전통방식의 소금이다. 자염은 천일염에 비해 미네랄 함량이 많아 맛이 달고, 쓴맛이나 짠맛이 덜한 것이 특징이다. 당시 이곳에서 생산된 자염은 낙동강을 통해 서울까지 공급됐다.

 

자염이 사라진 이유는 땔감 부족 때문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당시 염부들은 낙동강 하구에 자생하던 갈대를 땔감으로 사용했는데, 1959년 9월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사라호의 영향으로 부산을 비롯한 남부지방이 쑥대밭이 되면서 땔감이 부족해지자 자염을 생산하던 염전이 점차 사라졌다. 또 산업화로 인해 낙동강 하구를 매립하면서 소금밭이 점차 육지로 변해 유명한 명지 파밭이 됐고, 지금은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섰다.

 

전시는 △1부 ‘소금, 자연과 인간이 함께 일구다’ △2부 ‘부산, 소금이 난다’ △3부 ‘부산, 잊힌 소금 사라진 소금밭을 기억하다’로 구성됐다. 1부 ‘소금, 자연과 인간이 함께 일구다’는 전근대 시기 부산에서 생산된 전통 자염과 천일염의 생산과정을 유물과 영상매체 등을 통해 보여준다. 염전에서 사용하는 수차와 아직도 소금기가 남아있는 바구니, 지게 등 각종 도구와 염부의 생활영상을 보면서 소금이 만들어지기까지 염부들의 삶의 애환과 현장감을 느껴볼 수 있다.

 

2부 ‘부산, 소금이 난다’에서는 조선 최고의 소금 산지였던 명지·녹산 소금의 역사와 위상을 살펴보고, 소금 유통과 쓰임 등 소금과 관련된 문화 전반을 소개한다. 자염 유통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소금 장수 관련 자료와 소금의 상징문화를 알아볼 수 있는 ‘뿌리는 소금’ 민속 체험 코너도 마련된다.

 

마지막 3부 ‘부산, 잊힌 소금 사라진 소금밭을 기억하다’는 부산의 염전이 왜 사라졌는지를 살펴보고, 사라진 소금밭의 흔적과 현재 부산시민들의 삶의 풍경에 대해 다룬다. 이 밖에 소금 굽는 체험과 소금의 종류를 현미경으로 비교 관찰하고, 시청각 자료 등을 통해 부산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코너도 마련된다.

 

이욱자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장은 “영남 일대 최고로 유명한 소금이 부산 자염이었고, 소금의 역사가 가장 깊은 곳이 바로 부산”이라며 “짠 내가 그리워질 때면 어촌민속관을 방문해 사라진 부산의 역사와 짠 유산을 되새기면서 소금을 생산했던 부산에 대해 깊이 알아보고 부산을 재발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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