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역사를 품은 섬나라, 영국/ 어니스트 바커/ 안경환 옮김/ 한울아카데미/ 2만9800원
20세기 초 영국의 유명 정치학자인 저자가 영국이 ‘해가 지지 않는’ 성공한 나라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을 설명한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2년에 출간된 이 책은 심오한 사상서도, 체계적인 분석을 담은 이론서도 아니고 일반 지식인 독자를 유념한 압축된 영국 입문서다. 저자는 의회주의(입법부), 정부론(행정부), 법제도(사법부), 교회(종교), 문화자산(사회문화), 공동체 서비스(복지국가)로 나누어 영국의 성공 요인을 분석한다.
저자는 “정부와 야당, 현임 내각과 잠재적 내각 사이에 상시 대립이 존재하는 의정은 어떤 의미가 있나?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한마디로 타협의 정신이다. 바로 이 타협의 정신이야말로 논리적 토론과 토론에 의한 정치를 표방하는 영국 제도의 정수가 아닐 수 없다”(88∼89쪽)고 강변한다.
80여년 전 영국과 21세기 영국은 달라졌다고 한다. 그렇지만 영국은 여전히 중용과 실용의 정신으로 많은 이민자를 받아들이며 원주민과 이민자 간 합의와 타협, 균형과 공존을 고민하고 있다.
오늘날 지역·세대·성별·이념 갈등으로 고민하고 있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아 보인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